中 '노동자 이사' 제도 도입…韓 기업 부담 커진다

핵심요약

300인 이상 고용 기업은 노동조합 추천 노동이사 둬야
삼성전자 등 중국 진출한 한국 대기업 상당수 해당돼
자본금 5년내 완납 조치 시행돼 중·소기업 자금 부담도

연합뉴스

중국이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회사법 개정안을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당장 중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중국의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지난달 29일 상무위원회를 열고 '6차 회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중국 당국은 기업의 지배구조와 자본 제도 등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 선진화하고 중국 특색의 현대적 기업제도를 완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개정 취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종업원 300인 이상 기업에 직공대표제, 즉 노동이사제 도입 등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부담이 커지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에서 노동이사제는 기존에는 국가가 자산 전액을 출자한 유한책임회사 등에만 적용됐지만 이번 회사법 개정으로 민영기업과 외자기업 등 모든 형태의 기업에 확대 적용된다.

따라서 당장 오는 7월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포스코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 상당수가 노동조합이 추천하는 노동이사를 둬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지난 2022년 8월 공공기관에 한해 노동이사제를 도입했고, 민간 기업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 개정안이 나와 아직 정식 통보는 받지 못했다"면서 "검토를 해봐야겠지만 경영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중국은 가뜩이나 노동법이 까다로워 고용경직성이 높은데 노동이사까지 도입되면 부담이 더 커진다"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이번 개정안에는 유한회사 사원 실권 제도도 포함됐다. 이는 신규 법인에 대해서는 5년 내에 자본금을 모두 완납하도록 강제하고, 기존 유한회사는 5년 내 자본금 완납을 유도하되 필요시 규제 당국이 즉시 납입을 강제하는 제도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은 대부분 통상 10년 이상에 걸쳐 자본금을 분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로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자본금 납입 기간이 줄어들며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밖에도 주주총회를 열지 않고 이사회 단독으로 증자를 단행할 수 있는 수권자본제도와 이사회 중심의 영미식 단층제 지배구조, 창업과 기업 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차등의결권, 양도제한주식 발행 등이 새롭게 도입됐다. 또, 국유기업과 빅테크 등에 대한 공산당의 통제 확대의 길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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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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