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공공기관 직원· 지역농축협 임원… 태양광 발전사업 국가 지원 대출금 편취 46명 기소

시공업자·발전사업자 짜고 공사비 부풀려 100억 상당 부정 대출

일부 태양광 발전사업 시공업자의 태양광발전소 건립 희망자 모집 광고 문구. 대구지검 제공

대구=박천학 기자

태양광 발전사업과 관련해 국가 지원 대출금을 가로챈 태양광 발전시설 시공업자와 발전사업자들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 공준혁)는 사기 등의 혐의로 태양광 시공업자 A(54) 씨 등 총 46명을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 등은 서로 결탁해 공사금액을 부풀린 ‘업(UP) 계약서’‘거짓 세금계산서’ 등으로 총 100억 원 상당을 부정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의 경우 발전사업자 B 씨와 공모해 2019년 12월부터 2년 동안 공사금액을 부풀린 허위 공사계약서, 세금계산서 등을 제출해 총 9회에 걸쳐 대출금 22억5900만 원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수법으로 시공업자 15명, 발전사업자 31명 등 기소된 총 46명이 가로챈 대출금은 약 99억600만 원으로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정부는 2017년부터 태양광시설 등 확충을 위해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이용한 거치기간 5년, 금리 연 1%대의 장기·저금리의 정책자금 대출을 제공했으며 시공업자들은 이를 악용해 ‘자부담 없이 대출금 만으로 시공을 해준다’고 홍보해 다수의 태양광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발전사업자들도 이에 편승해 부정 대출을 통해 개인 자금(자부담금) 투입 없이 고가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후 생산한 전기를 다시 국가에 판매해 상당한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 사기 범행에 가담한 일부 발전사업자들은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 지역 농축협 임원 등으로 가족 등 타인 명의를 빌려 발전소를 건립해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자기자본 없이 발전사업을 하면서도 더욱 큰 수익 창출을 위해서 100kW씩 쪼개 여러 사람 명의로 복수의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거나 버섯재배사 등 가건물을 급조한 후 그 위에 발전설비를 건립, 발전 수익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검찰은 국무조정실로부터 대출 사기가 의심되는 태양광 시공업체들이 존재한다는 수사 의뢰를 받고 총 4차례 압수수색을 진행, 관내 모든 시공업체의 대출 자료, 세금계산서·대출금 사용 내역을 확보하는 등 수사를 통해 국가재정범죄의 전모를 밝혀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