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서 韓 울린 '171cm' 日 왼손 마무리, 빅리그 도전 의사...美 매체 "2년 계약이 현실적"

오상진 2024. 1. 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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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구치 카즈토 / 사진=뉴스1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일본의 2회 연속 우승에 기여한 다구치 카즈토(29)가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혔다.

메이저리그(MLB) 이적 소식을 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지난 2일 "왼손 투수 다구치가 이르면 다음 오프시즌 MLB로의 이적에 관심을 표명했다"며 "다구치는 포스팅 비용 없는 완전한 FA가 되기 위한 서비스타임(9년)에 도달하기까지 한 시즌이 남았다"고 주목했다.

다구치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세이브 2위(33세이브)에 오른 일본의 정상급 마무리 투수다. 2013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한 다구치는 2015년에 프로무대에 데뷔, 그해 13경기(12선발) 3승 5패 평균자책점 2.71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6년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10승 10패 평균자책점 2.72)를 기록한 다구치는 풀타임 3년차인 2017년 26경기 13승 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다구치는 이후 깊은 부진에 빠졌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부활을 시도했던 다구치는 결국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야쿠르트로 이적했다.

야쿠르트에서도 선발로 자리 잡지 못한 다구치는 2022년 구원으로만 45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2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1.25를 기록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그리고 2023년 50경기 3승 5패 33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하며 구원투수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일본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역투하는 다구치 카즈토 /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다구치는 두 차례 열린 APBC에 모두 일본대표팀으로 참가해 한국에게 패배의 쓴맛을 안긴 투수로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2017년 커리어하이를 기록하고 일본대표팀에 발탁된 다구치는 APBC 1회 대회 결승전 선발투수로 나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봉쇄하며 일본의 초대 우승을 이끌었다.

이어 지난해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선 다구치는 11월 열린 제2회 APBC에 와일드카드 선수로 출전했다. 다구치는 한국과의 예선전에서 일본이 2-0으로 앞선 9회 초에 등판해 김휘집에게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어 결승전에서도 다구치는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일본이 연장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다구치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목표로 삼은 데는 '동갑내기' 마쓰이 유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닛칸 스포츠', '월간 후지'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다구치는 지난달 26일 야쿠르트와 3년 총액 5억 5,000만엔(약 50억 원)의 계약을 맺었는데, 이 자리에서 구단에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구치는 야쿠르트와 3년 계약을 맺었지만, 매년 구단과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도 계약 내용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2024시즌 종료 후 해외FA 자격을 얻으면 메이저리그 도전이 가능하다. 그는 "메이저리그 도전은 꿈이 아니라 목표로 바뀐 느낌이다. 그런 의식을 갖고 뛰면 내 자신도 레빌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에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쓰이 유키 /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다구치는 빅리그 진출에 성공한 마쓰이에 대해 "엄청난 성적을 남겼고, (메이저리그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라며 "동갑내기지만 따라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마쓰이) 본인에게도 '꼭 따라잡겠다'고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MLBTR은 "키 5피트 7인치(약 170cm), 체중 165파운드(약 75kg)에 불과한 다구치는 마운드에서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으며, 일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그의 내구성에 대해 우려를 표할 수도 있다"며 다구치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NPB 프로필 상으로도 171cm, 83kg의 체격을 갖춘 다구치는 마쓰이(174cm, 74kg)보다 작은 단신 투수다.

다만 MLBTR은 "다구치는 선발과 구원으로 뛸 때 모두 견고한 제구력을 보여줬고, 2023년에는 커리어하이인 28.5%의 삼진율을 기록했다. 커리어 초반에는 피홈런이 다소 문제였지만 2022년 이후 단 2개의 홈런만을 허용하고 있다"며 다구치의 제구력과 피홈런 억제 능력을 주목했다. 매체는 "현재로서는 2년 계약이 다구치에게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며 "다구치가 2024년 NPB에서 또 한 번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2024-25 오프시즌에 주목해야 할 투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뉴스1, 게티이미지코리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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