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올 웨더 타이어'는 만능일까?
올겨울은 오랜만에 '진짜 겨울'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겨울엔 눈이 내려야 제맛(?)이죠. 하얗게 쌓인 눈을 보면 영화 '러브스토리'의 남녀 주인공처럼 눈 위에 눕고 싶은 충동이 들곤 합니다.
보기에 좋은 눈이지만, 대부분 운전자에겐 '공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눈 위에서 살짝이라도 미끄러져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지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이어업체에서는 겨울철에 윈터 타이어로 교체하길 권유합니다. 윈터 타이어를 직접 사용해본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효과는 정말 확실합니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제동거리가 확실히 줄어들고, 후륜구동 자동차에 장착하면 오르막길에서도 4계절 타이어나 여름용 타이어보다 확실히 접지력이 좋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윈터 타이어를 따로 구매해서 때가 되면 바꿔 달아야 하고, 타이어 가게에 맡기면 보관 비용도 발생합니다. 큰마음 먹고 윈터 타이어로 교체했는데, 막상 그해 겨울에 눈이 안 오면 '허탈'하기도 합니다.
제가 얼마 전 썼던 '윈터 타이어. 4계절 이용 가능할까?'라는 기사는 이런 고민에서 시작한 겁니다. 그때 새로운 타이어로 교체한 후 후속 기사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오늘 그 결과를 알려드릴게요.
제가 교체 후보로 올린 타이어는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투어 AS와 파일럿 스포츠5 그리고 크로스클라이밋2 등 세 가지입니다. 왜 전부 미쉐린이냐고요? 얼마 전 미쉐린에서 주최한 짐카나 대회에서 제가 1등을 했고, 그 부상으로 할인권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안 그래도 미쉐린은 선호도가 높은 타이어인데, 할인권까지 생겼으니 교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거죠.
위의 세 가지 후보 모두 각기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프라이머시 투어 AS는 많은 시승차에서 경험을 한 바로는 승차감이 좋고 접지력이 훌륭했습니다. 다만 가격이 세 가지 중 가장 비쌌습니다. 파일럿 스포츠5는 스포티한 여름용 타이어로 좋은 주행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는데, 윈터 타이어와 자주 교체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죠.
그래서 내린 최종 결론은 '크로스클라이밋2'입니다. 이 제품은 미쉐린이 업계 최초로 개발한 '올 웨더 타이어'입니다. 올 웨더 타이어는 4계절용 타이어와 완전히 다릅니다. 4계절용 타이어는 모든 타이어의 특성을 조금씩 갖고 있지만, 본격적인 겨울철에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반면에 올 웨더 타이어는 겨울철과 눈길에서 주행성능이 강화되었으면서도 윈터 타이어보다 소음과 연비, 승차감을 높인 게 특징입니다. 세 제품 중에 가격도 가장 저렴했지요.
타이어 교체를 결정한 후 미쉐린 타이어 담당자와 논의해보니, '타이어모어' 송파점을 추천해주었습니다. 이곳은 미쉐린 코리아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한국 최초의 '타이어모어' 점포입니다. 회사가 직접 운영한다고 하니 더 믿음이 갔습니다.
타이어를 교체하던 날, 송파점에 도착한 후 직원에게 얘기하니 창고에서 크로스클라이밋2 타이어를 갖고 옵니다. 혹시나 해서 “이런저런 고민을 했는데, 이 타이어로 교체하는 게 괜찮겠느냐”고 물어보니, 직원은 이 타이어가 미쉐린에서 가장 인기 있다며 자신의 자동차에도 장착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더 의심 안 해도 되겠지요.
제 차의 휠은 외부에서 도색을 해서 타이어 교환 때마다 조마조마합니다. 다른 타이어 판매점에서 교환하다가 휠 도색이 벗겨진 적이 많았거든요. 미쉐린 직원은 “이곳엔 특수 장비가 있어서 휠 도색이 벗겨질 염려는 안 해도 된다”라며 안심을 시키네요. 다 교환하고 나니 진짜 휠이 멀쩡했습니다.
모든 타이어 교환을 마치고 드디어 결제할 차례가 왔습니다. 할인권 덕분에 정가보다 대폭 저렴한 가격에 결제하고 나니 흐뭇해집니다.
차를 몰고 도로로 나서는데, 처음에는 차가 두둥실 떠가는 느낌이 듭니다. “타이어가 너무 부드러운가?”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는데, 과거에 다른 타이어를 새로 달았을 때도 처음에는 이랬습니다. 오래되어 딱딱해진 타이어를 달고 다니다가 말랑말랑한 새 타이어를 달면 느껴지는 현상이지요.
오늘은 타이어를 교체한 지 38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제는 두둥실 떠가는 느낌은 덜하고, 적당히 탄탄한 느낌이 듭니다. 한겨울이라 날씨가 추워지니 고무도 그것에 맞게 적응한 거 같고, 저도 차에 적응한 것이죠.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믿음직한 접지력입니다. 교체 후보 중 하나였던 파일럿 스포츠5를 끼웠다면 차가 서 있는 날이 많았을 겁니다. 운행 중 눈이 살짝 덮인 도로를 지난 적이 있었는데, 매끄럽게 통과하면서 믿음을 더해줬습니다.
윈터 타이어보다 소음도 조금 덜한 것 같고, 직진 가속 때 더 매끄럽게 속도를 높이는 느낌도 듭니다. 방향성 타이어의 장점이겠지요.
물론 방향성 타이어도 단점이 있습니다. 타이어가 마모되면 소음이 증가한다는 소문이 있거든요. 타이어 교환하면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제때 휠 밸런스를 보고 편마모를 방지하면 소음은 걱정할 게 없다”라고 하네요. 소음이 커지는 건 편마모가 주된 원인이니, 미리 방지하는 방법이 있는 겁니다.
연비는 도로 여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까지 보면 윈터 타이어보다 조금 낫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 정도면 만능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올 웨더 타이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지난번에 윈터 타이어로 4계절을 보낸 체험담에 이어, 올 웨더 타이어의 체험담도 보여드렸습니다. 올 웨더 타이어는 날로 심해지는 기상이변 시대에도 잘 어울리는 제품이라는 생각입니다.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어서 한국타이어와 콘티넨탈 등도 만들고 있어요. 타사 제품은 경험해보지 않아서 판단할 수 없지만, 4계절용 타이어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고 봅니다.
타이어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재밌습니다. 앞으로도 올 웨더 타이어는 진화를 거듭하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겁니다. 새로운 타이어가 나온다면 그때 또 체험담을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자신문인터넷 임의택 기자 ferrari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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