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 삼달리’ 베스트 프롤로그+에필로그 3

안병길 기자 2024. 1. 4. 16: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JTBC 토일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JTBC 토일드라마 ‘웰컴투 삼달리’(극본 권혜주, 연출 차영훈, 제작 MI, SLL)는 처음과 끝에도 다채로운 재미와 여운이 있다.

캐릭터들의 서사를 더 깊게 들여다보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바로 그것이다. 이 독특한 구성은 시청자들이 끝까지 채널을 돌리지 않고 안방 1열을 사수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에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았던 베스트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세 개를 되짚어 봤다.

#. 4회 프롤로그+에필로그: 짝꿍 지창욱x신혜선, 연인 되던 날

용필(지창욱)과 삼달(신혜선)은 ‘삼신 할망’이 점지해준 운명의 짝꿍이었다. 날 때부터 서로의 인생에서 떨어져본 적 없었고 서울에서 대학 생활도 같이 하며 세트처럼 항상 붙어 다녔다. 그런데 “구름 속에 숨은 온도와 습도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안개에서 구름, 구름에서 비로 형체를 바꾸듯이”, 삼달을 향한 용필의 감정도 시나브로 우정에서 사랑으로 불쑥 형체를 바꾸었다. 벚꽃이 흐드러지는 길을 함께 걸으며 “떨어지는 벚꽃 한번에 잡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대”라고 은근히 티를 내보았지만, 낭만을 모르는 삼달은 떨어지는 꽃잎을 잡은 용필의 손을 물어 이를 가로채가는 ‘도른자’ 모먼트로 프롤로그부터 폭소를 안겼다.

이렇게 유쾌한 프롤로그로 문을 연 이날 방송의 에필로그는 짝꿍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용필과 삼달의 두근두근 떨리는 고백기를 통해 설렘을 폭발시켰다. 용필은 고백을 앞두고 화장실에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말을 정리했다. 마침내 “삼달아 우리 사귀자”고 용기 내 진심을 전했지만, 그 사이 술을 많이 마셨던 삼달은 본인의 주사인 “누구세요”를 시전하며 정신을 잃었다. 그렇게 고백이 실패로 돌아가는 듯 했지만, 반전은 숨어 있었다. 삼달 또한 목도리와 마음이 담긴 쪽지로 용필에게 고백할 심산이었던 것. 뒤늦게 “조용필 나 너 좋아하는 것 같아 어쩌지”라는 쪽지를 본 용필은 기쁜 마음에 거리에서 방방 뛰며 삼달 못지 않은 ‘도른자’ 면모를 선보였다. 풋풋했던 이들의 연인 1일 차가 안방극장에 첫사랑의 추억과 설렘을 안겨준 대목이었다.

#. 7회 프롤로그+에필로그: 이별 후 아파했던 지창욱X신혜선

그랬던 두 사람이 현재는 헤어진 사이라는 사실은 삼달리뿐만 아니라 안방극장까지도 이들이 왜 헤어졌는지에 대한 열띤 추리를 하게 만든 대목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차였다고 주장하니 더욱 미스터리였다. 이 가운데 전파를 탄 7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삼달과 용필의 이별 후 이야기는 그 궁금증이 절정으로 치솟게 만들었다. 삼달은 용필과 헤어진 뒤 그에 관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유학길에 올랐다. 길었던 머리도 단발로 싹둑 자르며 분신과도 같던 그를 잊어내려 했지만, 몇 백 번도 더 무너져 내렸다. “어쩌면 내가 그를 완전히 놓아 보냈다 여겼을 때 나는 그를 가장 열심히 붙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삼달은 그렇게 힘든 8년을 보냈다. 용필도 삼달과 헤어진 뒤 그녀가 선물한 목도리를 모두 풀고, 연인 시절 주고 받았던 편지와 선물들을 버리려 했다. 하지만 끝내 정리하지 못하고 도로 주워오고 말았다. 삼달을 놓아 보내는 것보다 아프게라도 붙들고 있는 게 용필에겐 더 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용필 없이 살 수 없는 삼달이 그의 아빠 상태(유오성)의 반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별을 고해야 했던 과거까지 밝혀지면서, 이별 후 지독한 후유증을 겪는 두 사람의 모습은 더욱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 9회 프롤로그+8회 에필로그: 두 미자 이야기

상태가 죽고 못살던 둘 사이를 왜 갈라 놓아야만 했는지는 9회 프롤로그와 8회 에필로그에서 드러났다. 꽃다운 소녀가 엄마가 되고 또 바다가 되는 해녀의 삶을 담은 ‘나는 해녀이다’라는 노래와 함께 삼달리의 원조 짝꿍, 고미자와 부미자의 ‘두 미자 이야기’로 인도한 9회 프롤로그는 시작부터 깊은 여운과 몰입감을 선사했다. 제주로 시집온 육지 여자 고미자는 해녀회장 딸 부미자와 강렬한 첫 만남을 가졌다. 타이어 같은 해녀복을 보며 웃는 고미자에게 화가 난 부미자가 악수하는 척 문어를 그녀의 손에 얹어준 것. 이처럼 첫 만남부터 틀어진 두 사람은 절대 친해질 일 없어 보였다. 하지만 ‘가왕 조용필 팬’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한 뒤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짝꿍처럼 붙어 다니더니 용필과 삼달도 한 날 한 시에 낳았고, 서로의 자식들을 지켜주는 ‘공동 어멍’이 되기로 약속도 했다.

그렇게 진짜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며 우정을 쌓아왔는데 고사리 장마 때문에 해녀회장이 물질을 만류하던 날, 수확량이 적어 시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듣던 고미자는 바다가 조용한 틈에 물질을 나섰다. 그런데 친구를 혼자 보낼 수 없어 따라 나섰던 부미자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와 버렸다. 8회 에필로그에서 흰 천에 덮인 친구를 보며 슬피 울던 고미자의 얼굴에 서린 감정이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과 미안함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대목이자,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상태가 미자와 그녀의 식구들을 미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두 사람을 둘러싼 사연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면서, 죄인처럼 살 수밖에 없는 미자와 그런 그녀를 원망하는 상태의 마음이 가슴 깊이 와닿게 했고, 이에 꼬일 때로 꼬인 두 가족의 상황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웰컴투 삼달리’는 매주 토, 일 오후 10시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