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리스크' 벗는 남양유업, 이미지 회복·신사업 과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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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003920)이 창립 60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에서 벗어나 사모펀드 운용사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게 됐다.
10년 넘게 '오너 리스크' 등으로 몸살을 앓아온 남양유업은 새 주인 한앤컴퍼니(한앤코) 지휘 하에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앤코는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개선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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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남양유업 "조속한 경영정상화 위해 최선"
4년째 적자 못 면해…이미지·수익성 회복이 관건
늦어진 건기식·외식사업 등 신사업 본격 추진해야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남양유업(003920)이 창립 60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에서 벗어나 사모펀드 운용사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게 됐다. 10년 넘게 ‘오너 리스크’ 등으로 몸살을 앓아온 남양유업은 새 주인 한앤컴퍼니(한앤코) 지휘 하에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추락했던 기업 이미지를 다시 회복하고, 건강기능식품·외식사업 등 신사업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과제로 남아 있다.
4일 대법원 2부는 한앤코 측이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승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 2021년 5월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사태’가 확산하면서 홍 회장은 자신과 일가의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한앤코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은 매각을 미루다 같은 해 9월 한앤코에 주식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 등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를 조속히 이행하라며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날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하면서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한앤코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며 “이제 홍 회장이 주식매매계약을 이행하는 절차만 남았다. 이와 관련해 홍 회장 측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년 넘게 이어진 소송전이 끝나면서 한앤코는 지분 매입 절차를 진행함과 동시에 회사 체질 개선 작업에도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새로운 경영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이사회 및 주주총회 소집 등 본격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앤코는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개선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양유업도 “경영권 분쟁 종결로 남양유업 구성원 모두는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각자 본연의 자리에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저출산으로 우유·분유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남양유업이 악화된 실적을 만회하는 방법은 녹록지 않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갑질 사건부터 시작해 경영진 횡령·배임 의혹,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사건, 불가리스 사태까지 10년 넘게 구설수가 끊이지 않으면서 실적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012년 1조3000억원을 넘겼던 남양유업의 매출은 소비자 불매운동 여파로 계속 줄어 지난 2022년 96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020년부터는 연간 700억~800억원 수준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지난해에도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 280억원을 기록했다.
한앤코는 경영권을 인수하면 홍 회장 등 오너 일가의 흔적을 지우고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작업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현재 임신육아교실 행사, 대리점과 상생을 위한 각종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각종 구설수에 지친 소비자 마음을 돌리기에는 신통치 않았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원유·분유 등의 기업간거래(B2B) 납품을 늘리고 해외 진출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한앤코의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을 활용해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경영권 분쟁으로 경쟁 업체보다 뒤처진 건강기능식품, 외식사업 등의 신사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성과와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모펀드 특유의 경영방식을 감안하면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후섭 (dlgntjq@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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