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속도로 한복판 ‘난동극’…“이상동기 범죄 추정”
■ "고속도로 가로막고, 한복판에서 돌덩이 집어 던져"
누군가 고속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운 뒤 밖으로 뛰어나와 갑자기 달려오는 차들을 가로막는다면 어떨까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가는 차량을 상대로 난동까지 부리는 위험천만하고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2일 오전 10시 10분쯤, 중부고속도로 하남 방향 오창휴게소 근처.
편도 2차로 가운데 1차로를 달리던 1톤 화물차가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도로를 가로막은 채 멈춰 섰습니다.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뒤따르던 차량은 경적조차 울릴 새 없이, 멈춰 선 화물차 주변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갑니다.
그러자 1톤 화물차 운전기사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시작합니다.
도롯가에 있던 큰 돌덩이를 집어 들더니, 멈춰 선 차에 집어 던진 겁니다.
피해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 담긴 화물차 기사의 얼굴에는 화난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화물차를 몰고 도로를 달립니다.
■ "위험천만하고 황당무계"…30여 분 동안 계속된 '난동극'
화물차 기사의 알 수 없는 행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갓길에 역방향으로 차를 멈춰 세우더니, 도로 한복판으로 뛰어들어가 양팔을 벌리면서 지나는 차량을 가로막기 시작합니다.
깜짝 놀란 운전자들은 비상 깜빡이를 켜고 급히 차를 세우는 등 일대 도로가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기사는 또 피해 현장을 벗어나려는 승용차에 매달리기도 하고, 또 다른 승용차 지붕 위에 올라가는 등 난동을 피웠습니다.
도로에 엎드려 절을 하거나, 1.5m 높이의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편 도로를 넘나드는 위험천만하고 기괴한 행동을 이어갑니다.
보다 못한 시민들이 나서 이 남성의 행동을 제지하기 시작했고, 그사이 출동한 한국도로공사 직원들도 남성을 제압합니다.
하지만 남성은 이 과정에서 도로공사 직원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도 입혔습니다.
결국, 경찰까지 출동해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고속도로에서의 난동은 30여 분 만에 끝이 났습니다.
검거된 남성은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집기류를 파손하는 등 추가 난동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경찰, 남성 '응급입원' 조치…"'이상 동기 범죄' 추정"
경찰 조사 결과, 가해 남성은 화물 운송업에 종사하는 42살 윤 모 씨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윤 씨를 재물손괴와 폭행, 교통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근처 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경찰은 또, 윤 씨가 도로 위에 멈춰 선 운전자들에게 수천만 원의 돈을 요구하기도 했고, 근처 고속도로 졸음쉼터에서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도주한 혐의 등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씨의 난동으로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 일대 4km 구간 교통이 큰 정체를 빚었고, 112상황실에는 12건의 관련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경찰은 "윤 씨가 정신 병력 이력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윤 씨의 가족과 지인 등을 통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뭔가 뚜렷하지도, 일반적이지도 않은 동기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벌이는 이른바 '이상 동기' 범죄로 추정된다"면서 "조만간 윤 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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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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