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고향사랑기부자수 1위, 모금액 2위
수도권 3040 최다…10만원 소액 기부 90% 차지
기부한도 제한 등으로 목표액 40억원에는 못 미쳐
제주도가 고향사랑기부제 기부자수 1위, 모금액은 2위를 차지했다.
4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 시행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기부자 1만6003명(기부건수 1만6610건), 모금액 18억2300만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특히 전국 대부분 자치단체의 기부자 수가 5000명 이하이고, 전남 담양군(1만2000명, 22억여원)을 제외하고 최상위 실적을 거둔 자치단체들도 기부자 1만명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도는 기부자 수의 경우 독보적 1위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제주 고향사랑기부에 참여한 핵심 연령대는 직장인이 주류를 이루는 30~40대로 전체 기부자의 64%를 차지했다.
또한 10만원을 기부한 소액 기부자가 전체 90% 이상인 약 1만5000명으로 확인되면서 제주가 고향사랑기부제도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지자체로 평가받았다.
이와 함께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기부자 비율이 56.8%로, 제주도가 수도권 지역 30~40대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제주도는 고향사랑기부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위해 고액 기부보다는 소액 기부 중심으로 홍보 전략을 펼쳤으며 제주감귤, 제주산 돼지고기, 수산물꾸러미, 갈치, 오메기떡, 탐나는전 등 경쟁력 있는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선정했다.
또한 제주고향사랑기부가 제주의 청정 자연과 환경을 지키는 일에 사용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수도권 중심으로 제주고향사랑기부 홍보활동을 전개하는 등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홍보 전략을 수립했다.
제주도는 수도권 거주 직장인과 기업을 찾아가는 것은 물론 청계광장, 킨텍스, 봉은사 등 다중집합 장소 홍보 캠페인과 ‘마음의 고향 제주와 함께하는 어울림마당’ 문화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한 바 있다.
제주도는 기부자들의 소중한 기부금을 도민·관광객들과 함께 멸종위기종인 제주남방큰돌고래를 지키는 고향사랑기금 1호 사업인 ‘제주남방큰돌고래 친구와 함께하는 플로깅 행사’ 추진에 투입했다.
제주도는 기존 기부자가 제주에 다시 고향사랑기부를 할 수 있도록 제주 기부자만을 위한 특별 예우를 시행하고 있다.
10만원 이상 제주에 고향사랑기부를 하고 제주도 누리집에서 발급받은 기부증서 ‘탐나는 제주패스’ 또는 ‘고향사랑e음’의 기부내역을 제시하면 기부일로부터 1년 간 성산일출봉, 돌문화공원 등 35곳 공영관광지 방문 시 무료 또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오영훈 지사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첫 시행된 지난 1년 간 제주를 마음의 고향으로 삼아 기부해준 모든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기부자 우대 시책 다양화, 기부자의 공감과 효능감을 이끌어내는 지정 기부사업 발굴 등 제주를 응원하는 기부자의 따뜻한 마음에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기부자수와 기부액 최상위 실적을 거뒀지만 당초 목표액 40억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이는 기부 한도 연 500만원, 법인 기부 제한, 기부금 납부 창구 단일화 등의 규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부터 고향사랑기부제의 기부금 한도를 현행 연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한다. 이에 따른 세액공제 한도는 연 90만원 수준에서 340만원으로 증가한다.
현재는 100원 이상~10만원 이하 기부 시 100%, 10만원 초과 ~ 500만원 이하 기부 시 16.5%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행 500만원 기부 시 답례품 150만원(기부금의 30% 수준)을 되돌려받는데 내년부터는 2000만원을 기부하면 600만원 수준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추진 방안은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수적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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