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오픈한 유이 "지금이 기회, 쉽게 생각 안했다"···실제 창업 환경은? [이슈, 풀어주리]

김태원 기자 2024. 1. 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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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수이자 배우 유이(김유진·35)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카페를 창업하게 된 계기를 공개했다.

유이는 지난 2일 ‘나의 첫 Vlog. 근데 이게 맞아?’라는 제목으로 처음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원래 목요일은 '효심이네 각자도생' 세트 촬영이 있는 날이다. 제(효심이)가 집에서 독립해서 촬영이 없다”며 “오늘은 뭘 하면서 쉴까 하다가 한옥에 왔다. 힐링을 하고 대본도 좀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쉴 생각”이라고 밝혔다.

친구와 함께 카페를 개업한 유이는 운영에 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친구에게 “내가 한 번도 너한테 물어본 적 없는 게 있다. 내가 처음에 카페를 열자고 했을 때 그때 너의 심정이 어땠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친구는 "고민이 됐다. 우리는 창업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니까. 망하는 거 아니야? 싶었다"고 털어놨다.

유이는 "그래서 점 보러 갔잖아. 나는 그때 약간 무기력했던 거 같다. 어쨌거나 나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고 쓸모 있는 사람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페를 열 때도 내가 일이 없어서 그걸 연 게 아니었다. 지금 아니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으로 한 건데 한편의 어떤 사람들은 '유이 망했나 봐', '유이 작품 없나봐', '카페를 쉽게 생각하나?'라고 하더라”라며 “하지만 절대 쉽게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카페를 시작하면서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인맥을 쌓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친구가 ‘카페를 한 번이라도 왔던 사람들은 얼마나 (네가) 진심인지 잘 알 것’이라고 화답하자 유이는 “카페 오픈했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고 대답했다.

연합뉴스

창업 시장에서 카페를 제외하고 논할 수 없을 만큼 국내 커피 수요는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업체 주도로 커피 시장은 점차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아시아 1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수입액은 13억달러로 전년보다 42.4% 증가했다. 연간 수입량은 20만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국내 커피 시장 규모(매출 기준)는 2021년 기준 3조1168억원으로 2018년부터 연평균 6.6% 성장했다. 특히 2021년 볶은 커피와 액상커피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각각 50.3%, 6.7%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 한 명이 마신 커피는 400잔이 넘는 것으로 추정돼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루 평균 한잔 이상을 마시는 셈으로 세계 평균 수준(152.7잔)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시장에 진출하는 브랜드 역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커피 가맹점 브랜드 수는 390개였는데 지난해에는 852개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그렇지만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확장세로 이미 포화 상태라는 분석이 나오며 자영업자 카페는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 이를 반영하듯 카페 폐업 속도는 더욱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제공=핀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0년 전인 2013년 대비 올해 신규 카페 수가 45% 늘어날 동안 폐업 카페 수는 181% 급증했다. 경쟁 심화 속에서 오래 살아남는 카페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커피음료점의 평균 사업 존속연수는 3년 2개월에 그쳤다. 사업자는 여성이 63.9%로 남성(36%)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30대(27.7%), 40대(25.1%), 50대(21.3%), 30세 미만(13.8%) 순이었다.

이는 저가 커피 브랜드의 난립과 과도한 출점 경쟁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메가엠지씨커피(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의 브랜드가 호응을 얻으며 ‘물량 공세’에 나선 것이다. 2015년 첫 매장을 연 메가커피는 빠른 성장을 거듭하며 2023년 점포 수 2600개를 돌파했다. 2014년 론칭한 컴포즈커피 역시 2023년 2400개로 점포를 늘리며 ‘가성비 커피 전성시대’를 개척했다.

카페는 1억원 미만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고 일반음식점보다 마진이 높다고 알려져 한때 창업 열풍이 불기도 했지만 최근 상권 내 ‘치킨 게임’이 더욱 치열해진 양상이다.

김광부 전국카페가맹점주협의회장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창업 비용이 높아져 기본 수억원이 드는 데다가 본사에서 점주들에게 물건을 비싸게 사도록 강제해 점주가 비용부담을 떠안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카페 간 과도한 경쟁을 막고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서 카페업종에도 출점 제한이 필요하다”고 매일경제를 통해 주장했다.

실제로 올해 영업신고를 한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중에선 메가엠지씨커피(메가커피) 신규 매장이 385개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컴포즈커피(352개), 빽다방(176개), 더벤티(152개)순이었다. 스타벅스(142개), 이디야(104개), 투썸플레이스(102개)보다 저가 커피 4개 브랜드가 모두 앞섰다.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팀홀튼커피 국내 1호점 앞에서 시민들이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게다가 해외 커피 브랜드의 국내 상륙도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2018년 설립된 블루보틀코리아는 2021년 영업이익 27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캐나다에 3500여곳의 매장을 보유한 팀홀튼도 개점한 것이다. 팀홀튼은 현지보다 2배 이상 비싸게 커피 가격을 책정했음에도 신논현역점 오픈 첫날 장사진을 이루며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이 업체는 5년 안에 국내에 150개 이상의 매장을 연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캐나다 토론토에서 창업한 드멜로 커피도 지난달 18일 첫 국내 매장을 개점했다.

여기에 미국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피츠커피’도 한국 진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이미 국내에 상표권 등록을 마친 채 출점 시기와 장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의 창업자들이 회사를 세우기 전 피츠커피 창업자 앨프리드 피트로부터 조언을 받았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피츠커피가 한국에 새로 점포를 열면 중국과 두바이에 이어 진출하는 세 번째 아시아 국가가 된다.

블루보틀과 함께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인 인텔리젠시아 커피도 조만간 국내에서 1호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업체는 최상급 품질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중남미와 동아프리카 생산자로부터 커피 원두를 직접 수입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커피 수입·유통 전문 회사 MH파트너스는 현재 한국에 독점적으로 인텔리젠시아 커피 매장을 열 수 있는 권리를 취득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 고금리가 지속되다 보니까 내년 상반기까지 내수 소비가 침체되면서 카페업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소규모 개인 카페들이 저가 프차와 가격 경쟁을 하면 폐업할 수밖에 없고 살아남기 위해선 젊은 세대에 맞춘 인테리어나 특색 있는 메뉴 등으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매일경제를 통해 분석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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