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끝나니 피습…민주당 ‘이재명 플랜B’ 가동할까

박성의 기자 2024. 1. 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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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동분서주’ 속 野사령탑 부재에…당 일각 “조기 통합 선대위 띄우자”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피습'을 당한 가운데, 정치권의 시선은 그의 복귀 시기에 쏠리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가 당무 복귀 의지를 밝혔지만 당장 퇴원은 어렵다는 게 의료진의 판단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가 출범하자마자 '사령탑'이 자리를 비우면서 민주당 예비 출마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감지된다. 이 대표 조기 복귀가 어려워질 것을 대비, 야권 일각에선 조기 통합 선거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등 '플랜B'가 가동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부산 방문 일정을 소화하던 중 흉기로 습격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李 회복세 양호…조기 당무 복귀는 '불투명'

4일 시사저널 취재에 따르면,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대표의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족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황으로, 이 대표 본인이 '(면회가 제한되는)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실로 병실을 옮겨 달라'고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가) 일단은 일반 병실로 조기에 옮기는 것 하고 빠른 시간 내에 당무 복귀 의지를 갖고 계신다"며 "비서실 통해서 들은 것은 수술은 잘 돼서 지금 현재 의식은 있고 의사소통은 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은 '조기 복귀'는 어렵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팔이나 다리에 비해 민감한 '목' 부위에 자상을 입었고 적지 않은 출혈이 있었기에 추가 손상 등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표 목 뒤에 1.4㎝ 자상이 있었으며 속목정맥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렸고 핏덩이가 있었다"면서 "다행히 동맥 손상은 없었지만 2차 감염이 우려돼 세척을 했고 속목동맥을 1차 봉합해 꿰맨 길이는 9㎜ 정도"라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이어 "(이 대표는) 다행히 병실에서 회복 중이지만 추가 손상이나 감염, 합병증 등 우려가 있어 경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동분서주'에 野일각 "대책 마련을"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 피습에 따른 '당무 공백'은 '기우'라는 입장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부재로 인한 당무 중지 우려에 대해 "중요한 당무는 면회가 자유로워지면 그때 가서 말씀을 드리고 또 대표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그렇게 당무가 오랫동안 정지되거나 또 중요한 일을 저희가 처리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총선을 준비하는 민주당 지역구 후보들 사이에선 불안감도 감지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대전‧대구에 이어 광주를 찾는 등 본격적인 '총선 모드'에 돌입한 가운데, 이 대표의 부재가 길어질 시 지역 민심에도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격전지'로 분류되는 서울 한 지역구의 민주당 출마준비자는 "1점차 승부의 경기일수록 감독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며 "아직 총선 본선 무대까지 한참 남았지만 상대(한동훈 위원장)가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우리만 '무주공산'인 상황이 길어지는 건 분명한 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야권 일각에선 이재명 대표의 장기 부재를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피습과 별개로 이 대표가 '줄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지도체제도 전환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이 대표 외 다른 선대위원장이 총선을 같이 지휘하는 '통합 선대위' 체제와, 이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는 '통합 비대위' 체제 등이 거론된다. 당장은 이 대표 사퇴를 전제하는 통합 비대위보다는 이 대표의 권위를 인정하는 통합 선대위 체제가 친명계의 더 큰 공감을 얻는 모양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가 주장하는 선 사퇴 후 비대위 구성은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다"라며 "조기 통합 선대위를 구성해 어떤 한쪽에서 독점을 못 하게 하는 장치를 만들면 되지 않겠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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