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기본 쿨러' 그대로 써도 괜찮을까 [우당탕 컴조립]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2024. 1. 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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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는 흔히 '인간의 뇌'에 비유된다. 연산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인데, 각종 프로그램 구동은 물론 기기 전반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CPU가 연산하는 동안 CPU 코어 내부에서는 수많은 전자가 이동한다. 이때 마찰열이 발생하는데, 연산량이 많고 전자 이동속도가 빠를수록 발열도 심해진다.

CPU 쿨러

그래서 CPU 위에는 열을 빨아들여 외부로 방출하는 부품 '쿨러'를 장착해야 한다. 쿨러는 열 전도성이 뛰어난 물질과 방열판, 열을 식히는 팬으로 구성된다. CPU에서 발생한 열이 열전도 물질을 거쳐 방열판으로 이동하고, 팬이 돌면서 뜨거운 공기를 컴퓨터 바깥으로 불어낸다.

쿨러는 대부분 CPU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된다. 하지만 다른 제조사가 만든 쿨러를 따로 구매해 장착하는 소비자도 많다. 왜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새 쿨러를 구입하는 걸까.

CPU 오버클럭하면 기본 쿨러로는 열 방출 어려워져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본 쿨러로는 CPU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대로 방출하지 못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기본 쿨러가 CPU 열을 제대로 식히지 못할까. CPU에서 열이 발생하는 이유부터 차근차근 되짚어 보면 이해하기 쉽다.

CPU가 연산하려면 코어 내부에서 전자가 움직여야 한다. 전자가 이동하는 주기를 클럭(Clock)이라고 하는데, 클럭이 높을수록 전자는 더 빠르게 이동한다. 즉 연산 성능이 향상된다. 클럭은 사용자가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데,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클럭을 높이는 작업을 '오버클럭'이라고 한다. 오버클럭이 적용된 CPU는 성능이 좋아지는 대신 발열도 심해진다. 전자가 더 빨리 이동하면서 마찰열도 늘기 때문이다.

CPU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쿨러는 이런 사용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오버클럭한 CPU에서 나오는 열을 제때 방출하지 못할 수 있다. 결국 CPU 과열로 성능이 저하되는 '쓰로틀링' 현상이 일어나거나 심하면 CPU가 망가지기도 한다.

서드파티 쿨러 대부분은 오버클럭한 CPU의 열도 무리 없이 방출하도록 설계된다. CPU에 평소보다 많은 열이 발생해도 바로 식혀주니 쉽사리 고장 나지 않는다.

반대로 보면, CPU 설정을 바꾸지 않는다면 기본 쿨러를 써도 지장 없다. 하지만 CPU를 기본 클럭으로 사용하더라도 방열 효율이 좋은 서드파티 쿨러를 장착하면 열을 더 빠르게 식히므로 CPU 수명 연장에는 도움 될 수 있다.

CPU 기본 쿨러, 그대로 사용해도 되는 상황 따로 있다

AMD 기본 쿨러

AMD 라이젠 CPU에 제공되는 기본 쿨러는 성능이 좋기로 정평이 났다. 기본 클럭으로 사용할 때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CPU 클럭을 끌어올리는 'PBO'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열도 방출하도록 냉각 성능에 여유를 두고 설계한 덕이다.

PBO는 연산량이 많을 때만 임시로 클럭을 올리는 기능이다. 오버클럭과 기능이 겹치므로 동시에 적용할 수는 없다. 전력 소모량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CPU를 오버클럭하는 대신 PBO만 활성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땐 기본 쿨러로도 열을 제대로 방출할 수 있다 보니 굳이 서드파티 쿨러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인텔 CPU에 제공되는 쿨러 성능은 평이하다. CPU 설정을 변경하지 않는다면 기본 쿨러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AMD 기본 쿨러와 다르게 냉각 성능은 여유롭지 않다는 평이 많다. 게다가 고사양 게임이나 프로그램을 오래 실행하면 열을 방출하기 위해 팬이 매우 빠르게 돌아가는데, 이때 발생하는 소음이 참기 힘들 정도로 크다는 소비자가 많다.

인텔(왼쪽)과 AMD(오른쪽)의 기본 쿨러

한편 인텔 기본 쿨러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드파티 쿨러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있다. AMD 기본 쿨러는 디자인이 깔끔하고 일부 제품에는 LED까지 내장됐다. 하지만 인텔 쿨러는 전선이나 방열판이 그대로 노출돼 미관을 해친다는 평이 많다.

기본 쿨러 제공 여부도 살펴야...쿨러 없는 CPU 종류는?

CPU를 구매했더니 기본 쿨러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인텔 10세대 이후 K 시리즈 CPU, AMD CPU 중 모델명 끝에 알파벳 'X'가 붙는 CPU와 3D 캐시가 탑재된 'X3D' 제품군에는 대부분 기본 쿨러가 없다.

인텔 i9-14900K(왼쪽)와 AMD 라이젠 7950X3D(오른쪽) (출처 : The Verge)

인텔 K 시리즈와 AMD X 시리즈는 오버클럭해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다 보니 기본 쿨러를 구성품에서 제외했다. AMD X3D 제품군도 고사양 게임에 특화된 CPU다 보니 높은 클럭으로 오래 구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열 방출 효율이 좋은 서드파티 쿨러를 사용해야 한다.

한편 유통업체가 CPU를 대량으로 구매한 다음 따로 포장해 파는 '벌크' 제품도 대부분 기본 쿨러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기본 쿨러가 포함된 제품보다는 저렴하다. 이런 제품을 포함해 조립컴 견적을 짠다면 서드파티 쿨러를 꼭 추가해야 한다.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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