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은 KIA를 떠날 수 없다···3년 최대 30억원 계약 “책임감 갖겠다”

김은진 기자 2024. 1. 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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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빈이 4일 KIA와 FA 계약을 체결하고 심재학 KIA 단장과 악수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자유계약선수(FA) 김선빈(35)이 KIA에 잔류했다.

KIA는 4일 김선빈과 3년 3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6억원과 연봉 18억원에 옵션 총 6억원이 포함됐다.

2008년 KIA에 입단해 핵심 내야수로 뛰어온 김선빈은 2019년 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얻어 4년 40억원(옵션 6억원 포함)에 계약한 뒤 두번째 FA 계약에서도 KIA에 잔류했다. 30대 중반인 김선빈은 이로써 사실상 KIA에서만 선수 생활을 하는 정통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수 있게 됐다.

오랫동안 유격수로 뛰다 FA 계약 이후 2루수로 자리를 옮긴 김선빈은 현재도 KIA 내야의 핵심 전력이다. 박찬호가 최근 2년 사이 유격수로 자리잡기 전에는 KIA 내야에서 고정된 주전은 김선빈밖에 없기도 했다.

반드시 필요한 전력이기에 KIA는 김선빈을 잔류시키는 것을 이번 스토브리그 최우선 과제로 꼽고 추진해왔으나 협상은 꽤 길어졌다. 계약기간에서부터 맞지 않았던 의견을 맞춰가면서 총액 규모와 보장 규모, 옵션 내용까지 조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김선빈은 여전한 수비력과 타격으로 리그 최상의 내야수다. 그러나 최근 잦은 부상으로 인해 미래를 담보해야 하는 FA 계약에 있어서는 구단과 선수의 시각 차가 있었다.

계약기간과 총액 규모를 맞춰놓은 것은 열흘도 지났다. 옵션 등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구단의 ‘홀대’로 김선빈의 마음이 상해 협상이 삐걱거린다는 식으로 분위기가 왜곡되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김선빈은 KIA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고 KIA 역시 계약 방침에는 한 번도 변화가 없었다. KIA가 수 차례 계약조건을 수정했고, 김선빈도 최근 며칠 간 상당한 고민 끝에 이날 사인을 했다.

김선빈은 KIA 야수진 가운데 최형우를 잇는 최고참급 선수다. 지난 2년 간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기도 했다. KIA가 김선빈에게 기대하는 것은 경기력과 함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자긍심과 책임감도 포함돼 있다. 김선빈 역시 KIA의 역사를 함께 한 선수인만큼 책임감을 갖고 두번째 FA 계약기간의 선수 생활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선빈은 “무엇보다 KIA에 남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시즌 전까지 운동에 전념하며 팀이 꾸준한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주장직은 이제 내려놨지만 고참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팀이 가을야구 정상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22일 투수 함덕주가 LG에 잔류한 뒤 소식이 끊겼던 FA 계약은 새해 들어 김선빈의 계약으로 약 2주 만에 다시 이어졌다. 현재 투수 오승환·주권·홍건희·김대우·임창민, 내야수 김민성·강한울, 포수 이지영·김민식까지 9명이 미계약 상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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