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남, 지역 '풀뿌리 문화' 지키는 향토가수 대표주자
독립유공자 父 뜻 이어받아 광복절 음악회 등 봉사도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노래는 '젊음의 묘약'이다. '신나는 남자'를 줄인 예명을 내세운 가수 신나남(이공호)이 증명한다.
가수, 작곡가, 노래교실 강사, 기획사(신나는 기획사) 대표 등 음악 관련 일뿐만 아니라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 등을 하며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그는 또래보다 단연 젊어 보인다. 실제로도 젊게 살아가고 있다. 그의 곁에 있으면 절로 신바람이 나는 이유다.
2010년대 학생 2500명을 가르치며 대전, 공주, 천안 등 충남권 '노래교실의 대부'로 통한 그는 앨범 세 장을 내며 현지에서 인기를 누리는 대표적인 향토 가수이기도 하다. '주거니 받거니' 박민주, '세월아 인생아' 김진순, '떠나는 님' 전인정 같은 제자들도 길러냈다.
K팝 아이돌이 주축이 된 수도권 중심의 국내 대중음악 신(scene)에서 지역 풀뿌리 커뮤니티를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공주연예예술인협회 지회장 겸 공주예총 부지부장을 맡아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중이다. 특히 독립유공자인 부친의 뜻을 이어 받아 사비로 광복절 음악회를 여는 등 우리 민족의 긍지도 드러내고 있다. 신나남의 대표곡 제목처럼 '이것이 인생이다'다. 다음은 최근 서울 충무로에서 만나 신나남과 나눈 일문일답.
-음악엔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된 겁니까?
"중학교 때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어요. 고향이 충남 서천인데 기타를 배우기 위해 전북 군산까지 오가기도 했죠. 이후에 운동에 빠져서 군대 가기 전까지 육상, 축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어느 날 TV를 보는데 노래 교실 강사들이 나와서 노래를 가르치더라고요. '저거다' 싶어서 준비를 하기 시작했고, 인연이 닿아 2004년 논산훈련소 연무대에서 노래 교실을 시작했어요. 저만의 주법으로 한 소절, 한 소절 나눠서 가르치는 방법이 입소문 나기 시작했어요. 2년 만에 일주일에 열네 곳에서 강의를 하게 됐죠. 무엇보다 수강생들을 진솔하게 대했습니다. 그리고 작곡, 작사도 하면서 제 음반도 냈죠."
-2014년에 첫 앨범 '우리네 인생'을 내신 거죠?
"인생을 주제로 한 노래를 만들고 싶더라고요. 서산대사가 입적하시기 전에 남기신 해탈시(解脫詩)로 만든 '인생'이라는 곡을 담은 2집을 2016년에 냈고요. 2018년엔 3집 '이것이 인생이다'를 발표했죠. 충남 일대에서 강의하며 알게 된 주부님들에게 곡도 줬어요. 열 세 분이 제 곡을 받아 음반 취입을 해서 지금 지방 향토 가수로 맹활약 중입니다."
-아무래도 우리 대중음악계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K팝 위주로 돌아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향토 가수가 지역에서 큰 역할을 하는 거 같아요.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향토 가수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실 어떤 축제든 개최 비용이 만만치 않잖아요. 특히 중앙에 있는 가수들을 데리고 오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죠. 근데 향토 가수분들은 지역이 활동 기반인 데다가 그곳에서 봉사도 많이 하거든요. 이 분들이 축제 무대에 오르면 자연스럽게 지역 활성화에 보탬이 되는 거죠. 젊은 향토 가수들도 꽤 많아요. '내일은 미스트롯2'에 나왔던 별사랑이라는 가수는 저희 기획사 제자예요."
-노래 교실 수강생분들은 최대 몇 명 정도였나요?
"많을 때는 2500명정도였어요. 제가 열다섯 곳 정도 노래 교실에 나갔는데 많은 곳엔 300명이 있었죠. 그런데 코로나19 이후로 노래 교실이 내리막길을 걷게 됐죠.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다시 활동은 하지만 옛날처럼 많은 회원들이 모이기 힘들죠. 시골엔 농사 짓는 독거노인이 많거든요. 노래교실은 이분들이 모여서 어울릴 수 있는 곳이었는데 그런 장소가 점차 없어진 거죠. 지역 주민들이 화합하는 장이기도 했고요. 스트레스도 풀고 치매 예방도 되고요. 노래 교실에 나와 우울증이 치료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굉장히 보람도 느꼈어요."
-노래 교실이 지역 풀뿌리 커뮤니티를 다져준 거네요. 또 공주에서 백제가요제를 열어오시고 계시죠?
"제가 한국예술인협회 공주지부장이자 공주연예예술인협회 회장이에요. 1회부터 3회까지는 제 사비로 운영했고 4회 때부터는 시로부터 보조를 받아 15회째 진행했는데 저희는 특색 있게 연령대별로 개최를 해요 30대, 40대, 30대, 60대, 70대 이상으로 다섯 파트로 구분해서 각 파트마다 금은동을 뽑아요. 그러다 보니 젊은 사람들도 굉장히 많이 참여해요. 현재 16회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발표하신 곡이 몇 곡 정도 되나요? 대표곡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서른 곡 정도 되고요. 발표하지 않고 만들어놓은 곡은 100곡이 넘죠. 제 대표곡은 '이것이 인생이다'예요. 가사가 우리네 인생하고 똑같아요. 처음 듣는 분들 중에서 눈물 흘리는 분도 계세요. 템포가 빠르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노래입니다."
-그런 선생님의 곡으로 노래를 부르시는 분들을 보면 또 다른 행복을 느끼실 거 같아요.
"남편 분들이 환갑을 맞아 아내에게 선물한다며 곡을 써달라고 부탁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 노래로 실제 음반을 취입하면 부인분들이 굉장히 좋아하시죠. 거기서 보람을 느낍니다. 또 노래교실 회원들이 각종 가요제에서 입상하면 뿌듯하죠. 회원들과 모금 활동을 해서 심장병 어린이 돕기도 해요."
-노래 하시는 분들의 마음은 넉넉합니다. 또 선생님이 자랑스러워하시는 부분이 아버님이시죠. 독립유공자 이기풍 옹이 부친이신데요. 부친 같은 독립유공자들을 기리기 위해 사비를 들여 음악회도 여시고, 지난해 3월엔 KBS 1TV '아침마당'의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부르는 희망의 노래' 편에 출연하시기도 하셨죠. 이런 활동이 노래 부르는 것과 어떤 시너지를 내나요?
"요즘 세대는 '광복회'라고 하면 무거운 느낌을 받거든요. 잘 모르기도 하고요. 그래서 코로나19 이전까지는 광복절 가요제도 개최했어요. 음악으로 광복절, 독립운동 뜻을 전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거죠. 지난해 초엔 40인조 오케스트라를 조직했어요. 같은 해 8월15일에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음악회를 열었죠. 광복의 의미를 부여한 음악회인데 매년 열려고요."
-이미 많은 일을 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것들이 있나요?
"세종시에서 봉사단체를 조직해 읍면을 순회하며 주민들을 위한 음악회를 열어주고 싶어요. 세종시 자원봉사센터와 협력을 통해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 앨범을 내시거나 콘서트를 열 계획도 갖고 계시죠? 목표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새 앨범을 내려고 준비 중이에요. 그리고 제 제자가 열 명이 넘는데 올해 한번 뭉쳐서 콘서트를 열어보자는 얘기가 나왔아요. 가수로서 가장 큰 목표는 무엇보다 제 노래가 많이 알려지는 거죠."
-무엇보다 젊고 역동적인 에너지가 선생님에게서 느껴집니다.
"친구들보다 젊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친구들도 '노래의 힘이 아닌가'라고 반응하고요. 노래는 정말 '젊음의 묘약'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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