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주력 계열사 대표에 언론인 출신… 대외소통 강화
태광그룹이 성회용 태광산업 신임 대표의 전면 배치를 계기로 조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수적이기로 정평이 난 태광그룹이 언론사 출신 외부 인사를 계열사 핵심요직에 배치해 대외 소통 창구를 강화한 데 이어 창사 73년 만에 처음으로 임원 승진을 모두 내부 인사로 채웠다.
직원들을 위한 휴게실 설치, 자율 근무복 등 사내 복지까지 전방위로 정비하며 조직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룹 분위기 자체가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4일 재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의 전체 홍보 인력은 2008년 3명에서 이날 기준 총 21명(겸직 포함)으로 7배 증가했다. 재계에서는 매출 13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이지만 '은둔 경영'을 했던 태광그룹이 변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우선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대외 소통 강화다. 이 전 회장의 측근인 성회용 태광산업 신임 대표는 SBS 창립 멤버다.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SBS보도본부 보도국장 등을 지낸 만큼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에 대비한 대외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인사다.
익명의 태광그룹 관계자는 "성 대표의 언론 경력만 36년인데 이 기간 동안 그가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와 전문성은 이 전 회장의 복귀를 앞두고 다양한 정보 수집은 물론 대내외적으로 발빠른 대응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 대표는 계열사 대표 협의체인 경영협의회 부의장과 작년 10월 ESG 중심의 경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출범한 미래위원회의 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그의 진두지휘 아래 태광그룹은 처음으로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ESG 경영 슬로건도 확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 대표는 가만히 앉아서 보고를 기다리는 타입이 아니다"라며 "보고 등도 기자들과 소통하듯 격의 없이,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하고 있는데 기존에 보수적인 태광그룹 문화에선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엄재용 티캐스트 신임 대표도 언론인 출신이다. 그는 MBC 스포츠국으로 언론계에 발을 들여 SBS보도국의 정치, 사회부 등을 거쳤는데, 현재 2시간 넘는 직원 회의까지 챙기며 격의없는 소통에 나섰다. 그룹의 자금줄인 흥국생명의 홍보팀 역시 문화일보 출신의 박영출 전 한국은행 공보관을 팀장으로 선임했다.
직원들을 위한 내부 변화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태광그룹은 창사 이례 처음으로 임원 승진을 모두 내부 인사로만 채웠다. 외부 임원 영입이 주를 이뤘던 태광그룹에서 이번에 16명 전원을 내부 승진시켜 직원들의 사기를 고양한 것이다. 이 일환으로 73년 만에 역사상 최초 내부 승진에 의한 여성 임원도 탄생했다. 이충효 티캐스트 상무보가 그 주인공이다. 이 전 회장의 부재 사이 전 경영진의 전횡 등으로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만큼 새 도약을 위한 전방위적인 내실 다지기를 시작했다는 평가다.
사내복지도 강화하고 있다. 티캐스트와 흥국생명은 본사 7~9층마다 워킹맘 등 여성직원과 감정노동자들을 위해 안마의자 등을 갖춘 전용 휴게실을 마련했다. 특히 흥국생명은 올해부터 기존 정장에서 비즈니스 캐쥬얼로 복장 자율화를 도입하고, 폐지된 자율시차제도 부활시켰다. 연초부터 보수적인 문화를 벗어나기 위한 변화를 보여주면서 블라인드에는 직원들의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를 앞두고 조직 재정비 작업이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최근 대대적인 그룹 조직 쇄신과 조직문화의 긍정적 변화를 위한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시차출근제와 격의없는 소통 등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기업 홍보 활동을 적극 개선해 그룹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대내외 고객과 직원들과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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