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해도 부동산 경기 부진, 기저효과 소멸”…한국은행, 4% 중반 성장률 전망
한국은행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4% 중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4일 밝혔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는 이날 공개한 ‘2024년 중국 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부동산 경기 부진과 코로나19 기저효과 소멸 등으로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 경제에 대해 “부동산 시장이 부진하고 대외수요 둔화로 투자와 수출도 부진했으나 생산이 견조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소비도 개선되는 등 전반적으로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 중국 경제가 경기순환적이고 구조적 요인과 맞물린 부동산 시장 부진, 경제 주체들의 신뢰 부족과 가속화되는 고령화 등 여러 중·단기적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하며 올해 경기 전망을 다소 어둡게 봤다.
중국은 지난해 초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통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부동산 시장과 수출입 부진 등으로 경제 회복세는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났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3.0%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전년도의 기저효과 때문에 정부 목표치인 5% 안팎의 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오는 17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대외 여건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저효과마저 사라짐에 따라 올해는 성장률이 더욱 둔화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4.6%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7%, 세계은행(IMF)은 4.4%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다만 중국 투자은행들은 평균적으로 5% 안팎의 성장률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중국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내수와 수출이 부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2023년 성장에 크게 기여했던 민간소비는 지난해의 반등으로 성장률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부 내수 지원책 등에 힘입어 서비스 부분과 온라인 거래를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수출입은 지난해 부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흥국의 양호한 성장세과 전년도 기저효과 등으로 연간 증가율은 소폭의 플러스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중 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되고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이 수출 개선에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은행은 중국 정부가 이런 상황에 대응해 적극적 재정·통화 정책을 기반으로 내수 확대와 기술 혁신, 구조 개혁 등 전방위적인 정책 운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책적 지원이 인프라와 제조업 투자 확대로 이어져 성장 둔화 흐름을 다소 완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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