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전이 `차단 포인트` 찾았다…암세포 성장조절 `지방세포` 발견

UNIST, 암 연관 지방세포의 분비체 기전 규명
'FAM3C' 분비체, 유방암세포 생존, 전이 촉진

UNIST는 유방암의 생존과 전이를 조절하는 암 연관 지방세포를 찾았다. 박지영 UNIST 교수(오른쪽 세번째)과 연구자들 모습 UNIST 제공

유방암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세포를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유방암의 조기 진단과 전이 예방,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박지영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유방암의 종양 미세환경에서 '암 연관 지방세포'가 유방암세포의 생존과 전이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종양 미세환경은 종양이 존재하는 세포 환경을 의미하다. 이런 환경에 존재하는 지방세포는 암세포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증식을 촉진하는 다양한 분비체를 제공한다. 암세포는 이런 작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방세포의 특성을 바꾸는데, 이런 지방세포를 암 연관 지방세포라고 한다.

연구팀은 유방암 종양 미세환경에서 발견한 암 연관 지방세포가 'FAM3C'라는 분비체를 조절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분비체가 유방암의 종양 미세환경이 바뀌도록 유도해 가까이에 있는 유방암 세포의 생존과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다.

실제로, 유방암 초기에 FAM3C 분비체가 증가하면 암 연관 지방세포의 생존력이 증가하고, 섬유화가 억제돼 다양한 분비체가 암세포에 쉽게 접근해 암세포의 생존과 성장을 촉진한다.

이와 반대로, 유방암 말기에는 암 연관 지방세포가 다시 FAM3C 분비체 발현을 감소시키는데, 암 초기와 달리 섬유화를 촉진한다. 암 말기에 발생한 암 연관 지방세포가 섬유화를 통해 종양 미세환경을 더 경직시켜 암세포가 쉽게 이동하고 침투할 수 있게 암 전이를 촉진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아울러, 유방암 초기 단계에 암 연관 지방세포의 FAM3C 분비체를 억제하면 암 성장과 전이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박지영 UN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연관 지방세포가 분비체인 FAM3C를 통해 유방암의 성장과 전이를 직접 조절하는 것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유방암 조기 진단 마커와 전이 치료제 개발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암 리서치(지난달 20일)' 온라인에 게재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