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추모식 폭발'에 레바논 폭격…중동 긴장감 고조(종합)

양지윤 2024. 1. 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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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국민영웅으로 추앙받는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의문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1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연초부터 중동지역 곳곳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중동지역이 확전 위기에 휩싸였다.

이란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후티 반군은 홍해 항해 선박 공격을 이어가자 국제유가가 재차 고공행진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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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솔레이마니 추모식서 최소 103명 사망
레바논 베이루트서도 무장 드론 공격
이란·헤즈볼라, 이스라엘 배후 의심…보복 예고
국제유가, 5거래일 만에 반등…"글로벌 석유 공급 차질 우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이란의 국민영웅으로 추앙받는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의문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1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연초부터 중동지역 곳곳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중동지역이 확전 위기에 휩싸였다. 이란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후티 반군은 홍해 항해 선박 공격을 이어가자 국제유가가 재차 고공행진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하마스 사무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 현장에 레바논 비상대원들이 모여 있다. (사진=AFP)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1076km가량 떨어진 케르만의 ‘순교자 묘역’ 내 솔레이마니 사령관 무덤에서 추모식이 진행되는 도중 인근 도로에서 폭발이 두 차례 연달아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소 103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도 200명에 육박한다고 이란 국영 언론은 보도했다.

고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중동 전역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민병대 네트워크를 구축한 인물로 2020년 미군의 드론 폭격으로 암살됐다.

공교롭게도 전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외곽에서도 무장 드론 공격이 있었다. 2일 베이루트 남쪽 외곽에 있는 하마스 시설을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공격했고,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중에는 하마스 정치국의 2인자이자 하마스 전체 서열 3위로 평가받는 살레흐 알아루리 부국장이 포함됐다. 알아루리는 하마스 군사 조직을 창설한 초기 멤버 중 1명으로, 팔레스타인 주민이 거주하는 이스라엘의 서안 지역에서 지도자로 활동해왔다.

하루 간격으로 벌어진 두 사건은 아직 배후를 자처한 집단과 이를 추정할 물증도 나오지 않았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폭발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이스라엘이 관련돼 있다는 증거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번 일과 관련이 없다”며 “그와 반대되는 어떤 추정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폭발과 연계됐다고 믿어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며 “이스라엘과 연관됐다고 볼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란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무게를 두면서 보복을 예고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 밖의 사령관을 테러 범죄의 표적으로 삼았다”고 비난하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베이루트 폭격으로 하마스의 고위 인사가 숨진 데 대해 “침묵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규정하고 “만약 적이 레바논에 대해 전쟁을 벌이려 한다면 우리는 어떤 제한도, 규칙도, 구속도 없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도 홍해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의 컨테이너선을 공격했다.

중동지역에서 잇따른 공격으로 확전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32달러(3.30%) 오른 배럴당 72.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싱가포르 IG그룹의 입준롱 시장전략가는 “홍해의 추가 긴장과 현지 시위로 리비아의 샤라라 유전 전면 폐쇄에 관한 소식이 겹치면서 글로벌 석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고 말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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