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젓가락이다"···이재명 테러로 드러난 '양극화 정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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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벌어진 제1야당 대표의 피습 사건은 양극단으로 향하는 우리 정치 현실의 맨 얼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정치 양극화 현상은 이번 이 대표 피습 사건을 통해 외신에서도 재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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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60대 남성 김 모씨로부터 흉기 습격을 받은 지난 2일, 한 인터넷 카페에는 '이재명은 칼에 찔린 게 아님'이란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게시자는 이 대표의 사건 발생 당시 사진 등을 공유하며 흉기가 응원도구의 나무젓가락이라고 주장했다. 게시글이 이후 여기 저기 퍼진 가운데 일각에선 흉기가 종이칼이란 주장마저 나왔다. 경찰은 급기야 지난 3일 공식 브리핑에서 "나무젓가락 등 다른 물건으로 (이 대표를) 찔렀다는 기사가 있는데 해당 보도는 오보"라고 밝혔다.
새해 벽두부터 벌어진 제1야당 대표의 피습 사건은 양극단으로 향하는 우리 정치 현실의 맨 얼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상대 진영을 적대시하고 혐오하며 가짜뉴스에 기대서까지 악마화하려는, 분열과 혐오의 정치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다.
김 씨는 경찰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이재명 대표를 죽이려 했다"고 진술했다. 범행의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수사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김 씨가 민주당에 대해 적개심이 담긴 언사를 하거나 정치 유튜브를 자주 봤다는 주변인들의 증언이 보도되고 있음에 비춰볼 때 이 대표에 대한 반감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만약 (특정 정당이나 이념의) 열성적인 지지자가 자신이 증오하는 정치인에 대해 테러한 게 맞다면 민주주의에서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한국 민주주의가 증오의 정치, 혐오의 정치의 늪에 빠져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결정적 징후"라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대비 정당간 이념의 차이가 커졌고 그에 따라 지지자들도 정서적으로 양극화돼 지지하는 정당은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상대정당은 무조건 싫어한 나머지 타도의 대상으로 삼는데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문제로 지적된 것은 사건 발생 이후 보여지는 대중들의 반응이다. 각종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것은 같은 사안을 두고 양 극단 지지자들이 자신들이 보고싶어 하는 부분만 보려 하거나 한 번 옳다고 믿는 생각은 잘 바꾸지 않는 확증편향의 경향을 드러내고 있단 분석이다.
이경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 대표 피습 사건 관련 "대통령이 민생은 뒷전이고 카르텔, 이념 운운하며 국민 분열을 극대화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닌가"라고 적어 이번 사건의 책임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돌리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대로 일부 보수 성향 유튜버나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이 이 대표가 재판받는 것을 피하거나 민주당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벌인 자작극이란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해 논란을 일으켰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에 "지금은 혐오정치의 원인을 진단하는 것조차 못하게 할 정도로 혐오정치 현상이 심각하다"며 "이 대표를 습격한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를 봐야하는데 이번 사건이 수단이 돼 또 다시 진영정치가 강화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정치 양극화 현상은 이번 이 대표 피습 사건을 통해 외신에서도 재조명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정치는 최근 몇 년간 점점 더 양극화되고 있다"며 "4월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 적개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 모두로부터 자중하자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한편 불필요한 오해들이 더 커지기 전에 당국으로부터의 엄정한 수사가 촉구·발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3일 연 비상 의원총회에서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추측성 발언을 자제해 줄 것을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4일 이번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확산하는 상황을 규탄하는 한편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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