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믿었던 새 구단주 마저 인내심 잃었다...英 언론 "결과가 더 나빠지면 감독 교체 고려할 것"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새로운 구단주 체제 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국 'ESPN' 롭 도슨은 4일(이하 한국시각) 짐 랫클리프 경이 맨유에 부임한 뒤 텐 하흐 감독의 거취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시즌 텐 하흐 감독은 네덜란드 AFC 아약스에서 성공적인 업적을 세운 뒤 맨유 지휘봉을 잡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맨유는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카라바오컵 우승, FA컵 준우승을 차지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위에 오르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냈다.
올 시즌에도 텐 하흐 감독은 적지 않은 구단의 지원을 받았다. 6000만 파운드(약 995억원)에 메이슨 마운트, 7100만 파운드(약 1171억원)에 라스무스 호일룬, 5750만 유로(약 823억원)에 안드레 오나나를 영입했다.
맨유 팬들은 당연히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FC, 아스날 FC와 함께 우승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했다. 텐 하흐 감독이 과거 전성기를 이끈 알렉스 퍼거슨 경처럼 오랜 시간 맨유에 머물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불과 6개월 만에 산산조각났다. 맨유는 10승 1무 9패 승점 31점으로 프리미어리그 8위에 그치고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별리그 6경기 1승 1무 4패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예선에서 조기 탈락했다.
현지에서는 당연히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맨유 출신 레전드들도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게리 네빌은 맨유 경기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고, 로이 킨은 맨유 경기력은 처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텐 하흐 감독은 맨유에서 경질되지 않았다. 이유는 바로 구단주 교체 덕분이다. 최근 '이네오스' 그룹의 CEO 랫클리프 경이 맨유의 소수 지분 25%를 인수하면서 축구 전권을 잡았다.
현지 언론은 랫클리프 경이 당분간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도슨은 "랫클리프 경과 이네오스 그룹이 유력한 맨유 인수 후보로 떠올랐을 때 텐 하흐 감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랫클리프 경의 생각도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슨은 "이네오스 그룹은 글레이저 가문과 협상 중 텐 하흐 감독에 대한 믿음이 줄어들었다"며 "이네오스 그룹은 적어도 시즌이 끝날 때까지 텐 하흐 감독을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결과가 더 나빠지면 사령탑을 교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맨유는 토트넘 홋스퍼와 위건 애슬레틱을 만나고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경기 전까지 2주 정도 휴식을 취한다. 2주 정도 휴식기 동안 텐 하흐 감독은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갖게 된다. 따라서 텐 하흐 감독이 맨유 사령탑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1월 이후 결과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텐 하흐 감독은 경기력과 함께 구단 내의 영향력을 두고도 갈등이 있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직접 영입에 관여했다. 텐 하흐 감독은 랫클리프 경 부임 후에도 이적 시장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원하고 있다.
허나 랫클리프 경은 스포츠 디렉터를 선임하면서 체계적인 영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1순위 목표로 삼았다. 만약 텐 하흐 감독이 랫클리프 경 부임 이후에도 의견을 굽히지 않을 경우 맨유에서 쫓겨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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