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테크] 실리콘보다 10배 이상 빠른 ‘그래핀 반도체’ 나왔다

美 조지아공대 연구팀, 에피택셜 그래핀 반도체 개발
그래핀서 ‘밴드 갭’ 특성 발견… “전자 이동 10~20배 빨라”
“양자 컴퓨터 개발에도 적용 가능”

월터 드 히어(Walt de Heer) 미국 조지아공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에피택셜 그래핀(Epitaxial Graphene)으로 기능성 반도체./조지아공대

우수한 전기·화학적 특성을 보여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으로 만든 반도체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크기는 작으면서도 속도는 더 빨라 다양한 첨단장비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월터 드 히어(Walt de Heer) 미국 조지아공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탄화규소 웨이퍼에 성장시킨 에피택셜 그래핀(Epitaxial Graphene)으로 기능성 반도체를 개발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4일 발표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물질로, 가볍고 얇으면서 강도는 높다. 우수한 전기·화학적 특성도 보이는데,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한다.

다만 전류 흐름 제어가 어려워 반도체 소재로 활용하지 못했다. 현재 사용되는 트랜지스터와 실리콘 반도체는 전기장을 이용하는 ‘밴드 갭(Band Gap)’으로 전류를 제어하는데, 그래핀이 이 전기적 특성이 없기 때문이다.

월터 드 히어(Walt de Heer) 미국 조지아공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 특수 용광로를 이용해 에피택셜 그래핀(Epitaxial Graphene) 기능성 반도체를 만드는 모습./조지아공대

연구팀은 특수 용광로를 이용해 탄화규소 웨이퍼 표면에 에피택셜 그래핀을 성장시켜 그래핀 밴드 갭 문제를 해결했다. 에피택셜 그래핀은 다른 물질의 표면에 그래핀 결정을 갖도록 성장시킨 것을 말한다. 에피택셜 그래핀이 제대로 만들어지면 탄화규소와 화학적으로 결합해 반도체의 특성을 보인다.

에피택셜 그래핀으로 반도체를 제작한 결과, 실리콘보다 전자 이동성이 10~2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가 낮은 저항을 받으며 이동해 반도체 작동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든다. 연구팀은 그래핀 반도체로 더 빠른 컴퓨팅을 구현할 수 있고, 나노 전자공학에 필요한 유일한 2차원 반도체라고 평가했다.

드 히어 교수는 “기존 반도체와 그래핀 반도체는 자갈길에서 운전하는 것과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는 것에 비교할 수 있다”며 “(그래핀 반도체는) 더 효율적이고, 많이 가열되지 않으며, 전자가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더 빠른 속도를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에피택셜 그래핀이 양자 컴퓨팅에 필요한 전자의 양자 역학적 파동 특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전선과 진공관, 실리콘에 이어 그래핀이 전자 장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 저자인 마 레이(Lei Ma) 중국 천진대 나노시스템센터 소장은 “그래핀 전자공학의 오랜 문제는 그래핀이 적절한 밴드 갭을 가지지 못하고 올바른 비율로 켜고 끌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 기술은 밴드 갭을 달성하고 그래핀 기반 전자 장치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참고자료

Nature,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3-068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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