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레이마니가 누구길래…4주기 추모식에 인파 몰려 테러 피해 컸다
이란의 반미·반이스라엘 상징
2020년 이라크서 미군에 사살
이란의 케르만시 순교자 묘역에서 의문의 폭발 사고가 발생한 3일(현지시간) 이란 전역은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4주기 추모 열기로 들끓고 있었다. 특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묻힌 순교자 묘역엔 수많은 참배객이 몰려들었다. 두 차례 폭발에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이유였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순교자 묘역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사령관 4주기 추모식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이란 내 반이스라엘 정서가 팽배해진 상황에서 진행됐다. 라메잔 샤리프 혁명수비대 대변인이 지난달 2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죽음에 대한 보복 가운데 하나였다”고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이란에서 그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란에서 반미·반이스라엘 상징이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창설된 혁명수비대에 입대한 그는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이어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1998년 혁명수비대에서도 정예군으로 평가받는 쿠드스군 수장 자리에 오른다. 쿠드스군은 “이슬람혁명 정신을 해외에 전파한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주로 해외에서 활동한다.
이란이 엮인 전 세계 모든 분쟁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이름은 빠짐없이 등장했다. 각종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주도한 작전으로 사망한 미군은 약 600명에 달한다. 2012년 시리아 내전에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정부군의 편에 섰고, 러시아군을 지원군으로 끌어들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14년부턴 이슬람국가(IS) 확장을 막기 위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민병대를 조직해 맞서 싸우도록 했다.
하지만 미국엔 눈엣가시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은 그를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대부분 테러의 배후 세력으로 간주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 계획을 세웠고, 2020년 1월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암살당했다. 로이터통신은 당시 “이란에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에 이어 두 번째로 영향력이 강한 인물이 살해됐다”고 표현했다.
NYT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란에선 신화 속 인물처럼 묘사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의 죽음 이후 이란 전역엔 솔레이마니 사령관 흉상이 설치됐다. 지난해 10월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경기를 위해 이란을 찾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정팀이 솔레이마니 사령관 동상이 경기장에 있다는 이유로 출전을 거부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예멘 후티 반군을 도와 사우디에 테러를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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