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었다”, 충격과 반성 그리고 14㎏ 감량…‘잠수함’ 박종훈의 2024년 다짐
잠수함 투수 박종훈(33·SSG)은 유난히도 추운 겨울을 맞았다. 지난해 18경기에 등판했던 그는 1년 내내 제구난조를 겪으며 2승6패 평균자책 6.19를 기록했다. 박종훈은 2023시즌 KBO리그 전체 투수들 가운데 6번째로 많은 60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여러모로 2010년 입단 이후 가장 초라한 성적표였다. 지난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박종훈은 “이렇게까지 야구를 못 한 시즌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훈은 꽤 오랜 기간 SSG 선발진 한자리를 든든하게 지킨 투수였다. 2017년 12승(7패)을 기록하며 처음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고, 이듬해 14승(8패), 2019년 8승(11패), 2020년 13승(11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승수보다 더 의미 있는 기록은 역시 ‘이닝’이었다. 그는 2017~2020시즌 4년간 모두 규정이닝을 채우며 선발 투수로서 책임을 완수했다.
구단도 박종훈에게 ‘통 큰’ 계약을 안기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SSG는 박종훈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2021시즌 종료 뒤 그와 5년 총액 65억원의 비FA(자유계약선수) 다년 계약을 했다. SSG는 그러나 부상에서 복귀한 2022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한 박종훈을 지난해 11월 KBO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명단(35인)에서 제외했다. ‘원클럽맨’ 경력을 이어가던 박종훈은 이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그는 “처음 들었을 때는 ‘뭐지?’, ‘진짜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곧이어 통렬한 ‘자기반성’이 시작됐다. ‘내가 구단이었어도 그랬을 거야’, ‘다른 팀에서 누가 날 데리고 가겠어?’ 등의 생각을 하며 현재 자신의 가치를 냉정하게 따져봤다. 박종훈은 “바닥을 찍은 것으로 생각했다.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성적을 내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고 느꼈다”고 했다.
변화가 필요했고, 체중 감량부터 시작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힘’에 초점을 맞춰 체중을 늘린 것이 투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분석을 토대로 최근까지 강도 높은 운동과 생식 등 식이요법으로 무려 14㎏을 감량했다. 박종훈은 “원래 80㎏ 초중반 체중을 유지했다. 최근 3년은 힘을 중요시하면서 100㎏까지 증량했다”며 “좋았을 때로 돌아가기 위해 이젠 힘보다 유연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운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무언가에 쫓기듯 했던 마음에도 ‘여유’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그는 “재작년부터 월요일(KBO리그 휴식일)에도 쉬지 않고 계속 운동을 했는데, 이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고 있다”며 “몸도 가벼워지고, 마음도 편해졌다”고 전했다.
오는 10일 팀 동료 하재훈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하는 박종훈은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추신수의 자택에 머물며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2024시즌 그의 목표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상대 전적이 좋은 팀들 경기에만 주로 등판했다. 로테이션을 거르고, 미루고, 피하는 일이 잦아서 스스로 크게 실망했다”며 “선발 투수로서 꾸준히 1군에 있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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