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대 외상센터장 “李대표 이송, 바람직 안해...반대 있었지만 가족뜻 존중”
“센터를 잘 아는 외부 의사들은 ‘이재명 대표가 대체 왜 서울로 갔느냐’고 묻습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김영대 교수는 3일 본지와 만나 “경정맥 같은 혈관 손상 치료는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들이 경험도 많고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응급의학과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환자를 이송하는 건 병원 내에서조차 크고 작은 위험이 따른다”며 “치료가 도저히 안 될 경우가 아니라면 의학적 측면에서는 외부 이송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가족들이 수술을 서울대병원에서 받겠다고 결정했고, 나는 헬기로 이동하기 위험할 정도로 위중하지는 않지만, 당장 상처를 치료하는 응급 수술은 필요하다 판단해 이 대표의 서울 이송이 최종 결정됐다”고 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병원의 이 대표 치료 경과 브리핑에 대해서는 “우리가 먼저 전원 요청을 한 게 아니라, 서울대병원 의료진과 먼저 통화 중이던 비서실장이 내게 전화기를 건네줬다”며 “그때 내가 환자 상황을 설명하고 수술 가능 여부를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은 4일 브리핑에서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의사의 수술이 필요했다”며 “부산대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민주당 측이 “2cm의 창상, 내지는 자상으로 보는 게 맞는다”고 한 것에 대해선 “열상보다는 열창(열린 상처), 자상보다는 자창(찔려 입은 상처)이 맞는 표현인데, 이 대표의 경우 상처가 깊어 자창으로 보였다”며 “내경정맥이 절단된 상태였고 혈관 손상도 보여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당시 권역외상센터의 일부 의사는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이송을 반대했다고 한다. 수술을 준비하던 권역외상센터 소속의 한 교수는 ‘우리가 합시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해당 교수는 당장 수술을 해야 하고, 이송 중 위급 상황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며 “그 부분도 이해는 가지만,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 입장도 이해됐기 때문에 센터장인 내 의견에 따라 전원(轉院)이 결정됐다”고 했다. 또 김 교수는 이송을 한다면 다른 수단보다는 헬기가 낫다고 생각했고, 서울대병원에 ‘즉시 수술이 가능하냐’ 물었더니 가능하다고 해서 보내게 된 것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지역 의료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변인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며 “그분들은 ‘지역 의료 살리자고 해놓고, 부산에서 수술 안 하고 서울로 가버렸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고 했다. 그는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수준을 아는 사람이라면 왜 위험을 무릅쓰고 굳이 서울로 갔느냐고 묻는데, 이송과 관련해서는 가족이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2019년부터 4년 연속으로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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