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집밥 그리운 출향인들의 추억 조각…‘그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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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의 중후한 중년들도 동창회에 가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 과거의 추억에 잠긴다.
하지만 팍팍한 일상으로 돌아가 오늘을 살다보면 순수했던 그 시절은 또 다시 잊고 만다.
저자와 같이 70년대 말 80년대에 초중고를 다닌 독자라면 풍족하진 않았지만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던 그 시절 추억을 공감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추억을 곱씹으며 과거를 그리워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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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팍팍한 일상으로 돌아가 오늘을 살다보면 순수했던 그 시절은 또 다시 잊고 만다.
오늘 내 자리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묵묵히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 어린시절 아름다웠던 추억을 꺼내본다면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된다.
‘그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는 바로 그런 위로를 선사하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저자 택리지가 평상에 누워 바라보던 밤하늘 가득 빛나던 별, 비 오는 날 처마 밑에 서서 바라보던 투명한 빗방울, 교문을 나서자마자 친구들과 아무 이유 없이 웃으며 달리던 하굣길, 하루 종일 공을 차고 오징어게임, 다방구를 하며 놀던 공터, 폭죽보다 더 환상적으로 빛나던 쥐불놀이, 요즘 포켓몬 빵의 띠부실 못지않게 인기를 끌었던 프로야구 선수 카드를 제공했던 과자, 이 모든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 기억을 더듬어 한 자 한 자 기록하고, 그 기록을 모아 엮어낸 것이다.
저자와 같이 70년대 말 80년대에 초중고를 다닌 독자라면 풍족하진 않았지만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던 그 시절 추억을 공감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슴슴한 매력이 느껴진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코스 요리도, 사이다썰이 난발하는 마라탕도 아니지만 오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네 번째 ‘가족’ 챕터의 첫 번째 글인 ‘비행기 장난감’. 고향의 정취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동시에 전해졌다. 그 밖에도 ‘폭죽의 추억’과 ‘가족사진’도 인상 깊다.
한편으로는 40여 년 전의 일화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저자의 기억력도 경탄스럽다. SKY라고 불리는 명문대를 졸업한 후 최고의 직장들을 거쳐 성공한 출향인으로 삶을 살고 있는 저자 택리지. 가난하고 초라했던 과거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추억을 곱씹으며 과거를 그리워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담담한 문체가 새삼 애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우리네 삶이 그냥 흘러 보내기에 너무아쉽기 때문일까. 가끔 이유 없이 울고 싶은 출향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다른 이의 기록이 나의 깊은 내면에 말을 거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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