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커머스株 삼국지...바바·징둥 지고 핀둬둬 비상

저가 플랫폼 테무 열풍
핀둬둬 주가 79% 급등
경쟁 심화에 실적 정체
알리바바·징둥은 하락세

핀둬둬 본사. 사진=연합뉴스

중국 전자상거래 업종의 3대 대표 기업 주가 흐름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통의 강자 알리바바, 징둥닷컴은 실적 우려에 주가가 급락한 반면, 해외 시장 공략에 성공한 핀둬둬는 상승세다.

3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에 따르면 핀둬둬 미국예탁증서(ADR) 주가는 지난해 79% 급등했다. 약 30%만 주가가 추가로 오르게 되면 지난 2021년 유동성 장세 당시 기록한 역사적 고점을 넘기게 된다.

반면 알리바바, 징둥닷컴의 ADR 주가는 지난해 각각 12%, 48% 하락했다. 두 종목 모두 2021년부터 3년 연속 주가가 내렸다.

2021년 역사적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은 알리바바가 76%, 징둥닷컴이 74%으로 기업가치가 반 토막 이상이 났다.

중국 경기침체 및 전자상거래 경쟁 심화로 알리바바, 징둥닷컴의 주가 흐름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반면 핀둬둬는 해외 시장공략에 성공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핀둬둬의 지난해 글로벌 총 거래금액(GMV)은 약 3조9240억위안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2년(3조150억위안) 대비 30% 성장한 수치다. 지난 2019년 1조70억위안에 불과했던 핀둬둬 총 거래금액은 4배가량 성장했다.

특히 핀둬둬의 저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테무’의 해외 시장 확장이 실적 개선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2022년 8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후 아마존의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테무는 글로벌 40개국 이상에 진출했다.

핀둬둬 실적에서 테무 비중은 25%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핀둬둬가 테무의 자세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테무 출시 이전에 10% 초반에 불과했던 거래 서비스 매출 비중은 42%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반면 알리바바, 징둥닷컴은 뚜렷한 플랫폼 확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가이던스는 충족하면서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투자자금이 경쟁사인 핀둬둬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 티몰의 총 거래금액은 핀둬둬와 반대로 역성장했다. 징둥닷컴은 작년 3분기엔 총 거래금액이 14% 성장했지만, 4분기엔 역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알리바바의 경우 최근 클라우드, 신선식품 부문 분할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선 미국과의 갈등으로 인해 알리바바가 클라우드 사업을 전 세계적으로 확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알리바바, 징둥닷컴의 경우 저평가 매력은 있다. 실적이 정체 상태지만 주가가 너무 하락해 더 이상 나빠지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주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실적 불확실성을 일정 부문 반영했다”며 “과도한 우려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