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양승호, 조원우와도 다르다…김태형 감독의 ‘강성’ 리더십이 그려낼 롯데의 그림

김하진 기자 2024. 1. 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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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롯데 감독. 연합뉴스



2024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가장 궁금한 팀 중 하나로 꼽힌다.

이유는 단 하나, 김태형 롯데 감독(57)이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이 기간 세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로서는 팬들이 가장 원하는 김태형 감독을 앉힘으로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롯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건 단순히 한국시리즈 경력이 많은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서가 아니다.

김태형 감독은 강성 사령탑이다. 롯데가 그간 선임했던 감독 스타일을 보면 강성과는 거리가 있었다.

2010년대 들어서 지난해까지 롯데는 총 8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강하게 리더십을 발휘하는 스타일보다는 구단이 원하는 방향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그 중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낸 감독들은 제리 로이스터, 양승호, 조원우 등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부터 롯데를 맡아 2010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그의 리더십을 대표하는 말은 한 마디로 ‘노 피어(No fear)’다.

말 그대로 두려움을 느끼지말고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제 역량을 발휘하도록 독려했다. 이 때 강민호, 전준우 등의 선수들이 성장하기도 했다.

덕분에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로이스터와 계약 만료로 2011년부터는 양승호 감독이 롯데에 부임했다.

이전까지 정식 감독 경험이 없었던 양승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게 되자 적지 않게 우려 섞인 시선이 쏠렸다.

양승호 감독은 부임 후 초반에는 팀 체질을 파악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당시에도 구단의 간섭이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양 감독은 홍성흔, 조성환 등 고참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서 팀 분위기를 잡으려 애썼다.

그 결과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부임 첫 해인 2011년에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불 데 이어 2012년에는 4위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꺾고 플레이오프로 진출하며 13년만에 상위 시리즈에 진출하는 업적을 이뤘다.

양승호 감독 시절 코치로 있던 조원우 감독은 2015년 10월 롯데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조원우 감독 역시 이전에는 코치 경력만 있던 인물이었다.

부임 후 첫 해인 2016년에는 정규시즌 8위로 가을야구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2017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5년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꿈을 이뤘다.

시즌을 마치고는 재계약에 도장까지 찍으며 역대 세번째로 재계약에 성공한 롯데 감독으로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다음해에는 정규시즌 7위를 기록했고 재계약 1년만에 작별을 하게 됐다.

이밖에 롯데를 거쳐간 다른 감독들을 보면 강한 리더십을 앞세워 팀을 이끌기보다는 팀을 꾸리고 만드는데 치중했던 인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총 8명의 감독들이 중도에 퇴진되거나 물러나는 과정을 거친 롯데는 이번에는 대표적인 강성 리더십을 내세우는 김태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선수단도 달라질 분위기를 잘 알았다. 팀 고참인 전준우도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잔류를 결정하자마자 김해 상동에서 마무리 캠프를 지휘한 김태형 감독에게 가서 인사를 했다. 김 감독의 성향을 잘 알기에 선수단을 아우르는 역할을 해야하는 것을 잘 안다.

마무리캠프에서도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흘렀다. 선수들도 지금까지와는 팀이 달라질 것이라는 것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다음 시즌 롯데는 가장 궁금해질 팀으로 꼽히고 있다.

김태형 감독이 새로운 색깔을 입힐 롯데는 3월23일 개막전에서 SSG를 만난다. 김 감독이 2022년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두산과의 첫 만남은 5월17~19일 잠실구장에서 이뤄진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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