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남중국해서 신경전…중국, 미·필리핀 합동순찰 맞서 순찰 활동

이종섭 기자 2024. 1. 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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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에서 지난해 4월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이 세컨드 토머스 암초 지역으로 진입하려는 필리핀 해안경비대 함정을 막아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이 새해 벽두부터 남중해에서 미국·필리핀과 군사적 신경전을 벌였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해군과 공군 병력을 조직해 남중국해 해역에서 3∼4일 정례 순찰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구 부대는 항상 고도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면서 국가 주권과 안보, 해양 권익을 굳게 수호한다”며 “남중국해를 어지럽게 하고 분쟁 지역을 만드는 어떤 군사 활동도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군의 이번 순찰 활동은 미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합동 순찰에 맞춰 진행됐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서 지역 안보와 안정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하기 위해 필리핀 해군과 이틀에 걸쳐 해상 협력 활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 해군은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와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이런 훈련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지원하기 위한 합동 준비 태세와 능력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동 순찰에는 미군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비롯해 양국 군함 8척이 동원됐다.

미국과 필리핀은 지난해 2월 친중 성향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집권기 중단됐던 남중국해 해상 순찰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합의 이후 지난해 11월 3일 동안 첫 합동 순찰을 진행한 데 이어 새해가 시작되자 마자 다시 합동 순찰을 실시한 것이다. 로메오 브러너 필리핀 합참의장은 “두 번째 공동 군사활동은 양국 동맹 관계에 있어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양국의 해상 협력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양국간 긴장도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필리핀 군함이 좌초돼 있는 남중국해 스플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세컨드 토마스 암초 인근에서 여러 차례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미국은 당시 이를 불법적 행위로 규정하고 중단을 요구하면서 동맹국인 필리핀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미국의 개입에 반발하고 있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세컨드 토머스 암초 문제는 중국과 필리핀의 문제로, 제3자와는 무관하다”면서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 개입을 중단하고 필리핀이 도발하도록 선동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딩둬 남중국해 해양법률정책연구센터 부소장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이번 남중국해 순찰은 문제를 일으키는 세력에 대한 억지력을 발휘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이라며 “필리핀과 미국의 도발적 행동을 정조준하는 작전”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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