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더 간다는 전망 많은데…계속 빅테크? 이제 가치주? [신년기획]

권성희 기자 2024. 1. 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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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 기상도]②

미국 증시가 금리 인하와 경기 소프트랜딩(연착륙)에 힘입어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랠리 주도업종에 대해서는 강세론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해 주가가 급등했던 기술주가 올해도 상승세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수익률이 부진했던 비기술주의 반격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기술주 주도가 계속된다고 해도 지난해처럼 대형 기술주 중심의 장세가 될지, 소형 기술주가 초과 수익을 낼지에 대해서도 상반된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기술주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기술기업들의 비용 절감 노력, 인공지능(AI) 개발 붐 등으로 급등했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의 기술 담당 부에디터인 에릭 J. 사비츠는 올해도 이 3가지 요인이 지속되며 기술주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지지 않는 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환경에서 기술주가 하락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올해 3번의 금리 인하를 예고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그간 수익률이 부진했던 소형주가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내고 있지만 매그니피센트 7도 다시 큰 폭의 상승세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그니피센트 7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플랫폼, 테슬라 등 7개 초대형 기술주를 말한다.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인 인듀어런스 캐피털의 데이비드 리더맨도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1월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늘어나며 매그니피센트 7이 하락할 수 있지만 이때 매도한 투자자들은 이후 후회하며 "시간을 돌리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즈호그룹의 기술주 애널리스트인 조던 클라인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많은 기술주가 이미 연준의 금리 인하를 대거 반영하고 있다며 "만약 연준이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만큼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우려는 표했다.

기술주 중에서도 유망한 분야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AI와 클라우드가 꼽힌다. 예를 들어 AI 모델 구축에 필요한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를 생산하는 엔비디아는 지난해 주가가 3배 이상 폭등했음에도 실적 성장세가 가팔라 향후 1년 순이익 전망치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28배로 크게 높지 않다. 이는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알파벳과 메타에 이어 3번째로 낮은 것이다. 특히 인디펜던트 솔루션의 기술주 펀드매니저인 폴 믹스는 여전히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AI 기업은 엔비디아라고 소개한다. 이외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AMD, 퀄컴, 브로드컴 등이 AI 반도체주로 수혜가 예상된다.

또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오라클, IBM 등이 주목되며 클라우드 1위 업체인 아마존과 AI 관련 네트워킹 회사인 아리스타 네트웍스, 대규모 언어 모델을 구동하는 빅데이터 회사인 스노우플레이크, AI 기반의 하드웨어를 만드는 델과 HP 등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반면 올해는 지난해 수익률이 부진했던 가치주와 중소형주가 상승세를 이끌며 빅테크주와의 수익률 격차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로이스 투자 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일스 루이스는 CNBC에 "대형주가 소형주를 주도하는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믿는다"며 매그니피센트 7에 대한 과도한 집중과 소형주의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꼽았다. 애리얼 인베스트먼트의 존 로저스는 CNBC에 "성장주 고점이 다가오고 있다"며 금리 인하로 성장주가 상승세를 이어간다고 해도 가치주와 수익률 격차가 너무 벌어져 성장주 투자자들이 간과하는 가치주에서 큰 승자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지난해 15% 올라 대형주 지수인 S&P500지수의 수익률 24%에 비해 부진했다. 시가총액을 가중하지 않고 500개 기업의 비중을 동일하게 배분한 동일 비중 S&P500지수는 지난해 수익률이 12%로 러셀2000지수보다도 낮았다.

젠트러스트의 주식팀장인 올리비에 사파티는 CNBC에 "성장주의 수익률이 가치주를 앞설 때마다 성장주에서 돈을 빼내 가치주에 배분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바이오주가 지난해 거의 오르지 않아 주가가 매우 저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인베스코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ETF(IBBQ)는 2023년에 3.8% 오르는 데 그쳤다. 사파티는 "극단적인 수준이 아닌 한 밸류에이션은 미래의 주가 방향에 대해 어떠한 것도 제시하지 못하는데 지금 바이오주는 밸류에이션이 극단적인 하한선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의 케이티 스톡턴은 지난해 S&P500 금융 섹터가 10%밖에 오르지 못했다며 금융주에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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