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바르샤·ATM '3강 구도' 깬 지로나, 전반기 2위로 마감...8년 전 레스터처럼 라리가 동화 쓴다!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지로나 FC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강 구도를 깰 수 있을까.
지난 10년 동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주인은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M)였다. 2012-2013시즌부터 2022-2023시즌까지 우승팀만 바뀌었을뿐, 1위부터 3위는 바르셀로나, 레알, ATM의 몫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라리가 3강 구도를 위협하는 팀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바로 지로나 FC다. 지로나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백승호(전북 현대)가 뛰었던 팀으로 유명하다. 2017년 구단 창단 이래로 처음으로 라리가에 승격했고,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시티 풋볼 그룹'에 속해 있다.
지로나는 2023-2024시즌 라리가 돌풍의 팀이다. 레알 소시에다드와 라리가 개막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2라운드 헤타페 CF와 경기를 시작으로 비야레알 CF와 7라운드까지 6연승을 달리며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승승장구하던 지로나는 8라운드에서 위기를 맞이했다. 레알과 맞대결을 펼쳤지만 홈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 경기 패배로 지로나는 아쉽게도 1위 자리를 레알에 내주게 됐다. 또한 라리가 6연승 기록도 마감했다.
다행히 9라운드 카디스 CF와 경기를 시작으로 다시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13라운드 라요 바예카노전에서 아르템 도우비크와 사비뉴의 득점으로 역전승을 거둔 뒤 5경기를 내리 승리했다. 14라운드 아틀레틱 빌바오와 1-1로 비기며 주춤했지만, 15라운드 발렌시아와 경기에서 다시 2-1로 이겼다.
16라운드는 올 시즌 지로나의 하이라이트였다. 바르셀로나와 원정 경기를 펼쳤는데, 전반 12분 만에 도우비크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이후 미겔 구티에레스, 발레리 페르난데스, 크리스티안 스투아니가 무려 네 골이나 때려박으며 4-2로 바르셀로나를 박살냈다.
지로나는 4일 오전 5시 30분(이하 한국시각) 19라운드 ATM과 맞대결에서도 웃었다. 후반 9분 ATM 공격수 모라타가 해트트릭을 터트리며 3-3의 스코어를 만들었다. 경기는 후반전 추가시간에 접어들며 그대로 끝나는 듯했지만 이반 마르틴이 극장골을 넣으며 지로나는 4-3으로 승리했다.
반환점을 돈 라리가에서 지로나는 1위 레알과 같은 승점인 48점(15승 3무 1패)으로 2위를 차지했다. 충격적인 점은 3위 ATM, 4위 바르셀로나는 지로나와 승점 10점차로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지로나의 골득실도 46득점 24실점 +22로 결코 행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올 시즌 지로나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미첼 산체스 감독 덕분이다. 산체스 감독은 라요 바예카노 사령탑 시절 상당히 공격적이고 강한 압박을 구사하는 전술을 사용했다. 공격적인 스타일로 승격에는 성공했지만, 1부 리그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바로 강등을 당했다.
결국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산체스 감독은 스페인 출신 감독들과 교류하며 수비와 역습에서 발전을 이뤄냈다. 올 시즌 지로나는 수비에서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는데 ATM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두 줄 수비의 영향을 받았다. 빌드업 상황에서는 구티에레스를 전진시켜 스리백 형태를 만들어 공격적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기도 한다.
최전방 공격수 도우비크도 잘 활용하고 있다. 도우비크는 최전방에서 포스트 플레이에 굉장히 능하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등을 지면서 리턴 패스, 2대1 패스를 내줌으로써 공격 전술의 핵심이 됐다. 득점도 11골을 올리며 라리가 공동 4위를 기록 중이다.
산체스 감독의 공격 전술로 인해 지로나는 19경기 46골로 현재 라리가 클럽 중 최다 득점을 올리고 있다. 물론 아직 전반기 밖에 마치지 않았고, 레알이라는 강력한 우승 경쟁 상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행보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4위까지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손에 넣을 확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만약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8년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기적의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 시티처럼 '라리가 동화'를 써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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