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살던 소형주택 사면 취득세 면제···무주택자 지위도 유지
◆ 부동산 시장 안정 총력전
건설경기 악화에 성장률 하향조정
상반기 공공 SOC 중심 물량공세
다주택 양도세 중과배제 1년 연장
50만㎡ 관광단지 제한 없애기로
정부가 부동산 및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해 총력 태세에 들어간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가 신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도 경제정책방향 상세 브리핑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하향 조정한 배경으로 건설 경기 악화를 1순위로 꼽았다. 부담이 커진 만큼 정부는 올해 상반기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나선다.
이미 정부는 예산안 편성 시 10.7% 감액했던 SOC 예산을 5.6% 증액해 26조 4000억 원을 확보했다. 예산 증액에 그치지 않고 상반기 조기 집행을 65%까지 확대해 역대 최고 수준의 재정 집행을 공언하고 있다. 올해 60조 원대의 공공 부문 투자 계획도 상반기 중 55%를 달성할 계획이다.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의 집행률 목표다.
부동산 PF 위기 확산 방지 대책도 강조했다. 정부는 85조 원 수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조속히 집행하는 한편 책임준공 보증 집행 가속화(6조 원), 비주택 PF 보증 신설(4조 원), 건설사 특별융자(4000억 원) 등 건설공제조합을 통한 유동성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위해 뚜렷한 사업성에도 유동성이 부족할 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장을 매입해 정상화시키기로 했다. 인구 감소 지역 부활 3종 프로젝트를 통해 건설 부양에 나서는 점도 눈에 띈다. ‘세컨드 홈 활성화’를 내세워 기존 1주택자가 인구 감소 지역 주택 한 채를 신규 취득할 경우 1주택자로 간주하기로 했다. 즉 수도권에 1주택을 소유해도 재산세 특례와 최대 80% 종부세를 공제받는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를 받는다는 뜻이다. 12억 원 이하에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 배제 및 비과세 혜택 역시 가능하다.
‘다세대·다가구’ 지원책도 내놨다. 임차인이 거주 중인 3억 원(수도권, 지방은 2억원) 이하 소형·저가 주택(아파트 제외)을 매입할 경우 올해에 한해 최대 200만 원의 취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또 역전세 상황을 감안해 등록임대사업자가 LH와 지역주택도시공사에 아파트를 제외한 소형·저가 주택을 올해에 한해 양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올 한 해 LH 등에서 구축 다세대·다가구주택을 1만 가구 이상 매입하고 전체 공공임대를 11만 5000가구 이상 공급해 주택 공급 안정화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기존 50만 ㎡의 관광단지 제한도 없애기로 했다. 5~30만 ㎡의 미니 관광단지까지 조성을 할 수 있게 하고 지정과 승인 권한도 광역이 아닌 기초자치단체장으로 이양해 지방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킨다는 구상이다.
기업 유치에도 팔을 걷어붙인다. 2025년 말까지 인구 감소 지역에 사업장을 설치하는 기업에는 취득세 등 지방세를 최대 100%까지 감면해 준다.
문제는 이처럼 정부가 상반기에 공공 부문을 동원한 건설투자에 예산과 정책을 몰아 썼다가 하반기 정책 수단이 소실될 수 있는 점이다. 허준영 서강대 교수는 “건설 경기 침체를 막겠다고 모든 걸 내세운 정책이지만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정책 엇박자로 보일 수도 있다”며 “상반기 ‘올인’ 정책이라는 점에서 총선용으로 비쳐질 수 있는 것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이원재 경제평론가는 “시장 안정화에 무게를 실었지만 전반적으로 건설 부양에 치우쳤다”며 “인위적인 부양보다 성장 기반을 잘 닦는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하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총선과는 무관하다”며 “균형 발전 차원을 넘어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지방 활성화는 단·장기 모든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민간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기 위한 정책 방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기업의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 당근책도 빼들었다. 비수도권에서 개발 사업에 나설 경우 개발에 따른 이익인 개발부담금을 전액 빼주고 학교 용지의 경우도 50% 감면하는 한시적 규제 유예 조치를 8년 만에 재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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