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뒤로 쓰러지지?" 트렌드에 뒤처진 韓배구…'기본'부터 문제다 [SC포커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리시브 받고 뒤로 넘어지면 주의를 준다. 넘어져도 앞으로 넘어지라고 강조한다(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
이번 시즌 신설된 '아시아쿼터'를 통해 공격수에 국한됐던 V리그 외인 시장에도 변화가 왔다. 여자배구는 '아시아 최고세터' 폰푼 게드파르드(IBK기업은행)가 거대한 충격을 안겼다. 호흡을 맞추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기업은행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팀이 됐다.
남자배구에는 이가 료헤이(한국전력)가 있다. 료헤이의 포지션은 리베로다. 폰푼과 마찬가지로 한수 위 레벨의 수준을 보여준다. 리시브(3위)와 디그(2위)를 가리지 않는다. 수비종합 1위. 트라이아웃 당시 모든 사령탑들이 감탄했던 그대로다.
한국배구 팬들은 리시브 지점에 도달한 수비수가 서브를 받으며 뒤로 쓰러지는 모습을 보는데 익숙해져있다. 하지만 료헤이는 다르다. 가능하면 서서 리시브를 처리한다.
단순히 공을 안정감있게 띄우는게 리시브의 전부가 아니다. 반박자 빠르게 낙구지점에 도달, 정확하게 세터가 있는 방향으로 '패스'하는게 세계적인 트렌드다. 공에 힘이 실려있어 보다 빠른 공격 전개가 가능해진다. 뛰어난 판단력과 발놀림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오기노 OK금융그룹 감독은 일본 배구 출신 명장이다. 료헤이를 예로 들며 '일본 배구에선 리시브를 어떻게 가르치나'라고 물었다. 오기노 감독은 "다른 팀에게 팁을 주는 것 아닌가?"라며 미소와 함께 답했다.
"나도 리시브할 때 (뒤로)넘어지지 말라고 지시한다. 그러면 주의를 준다. 특히 아웃사이드히터의 경우 뒤로 쓰러지면서 리시브를 한다는 건, 공격에 참여할 수 없다는 뜻이다. 팀 입장에선 공격 옵션이 하나 줄어든다."
오기노 감독은 "우리팀 선수들에겐 내가 처음 부임했을 때부터 강조해왔다. 넘어질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뒤가 아니라 앞으로 넘어져야한다. 그래야 빠르게 다음 동작으로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선수 뿐 아니라 지도자 역시 오기노 감독을 비롯해 토미 틸리카이넨(대한항공) 마르첼로 아본단자(흥국생명) 감독 등 외국인 스태프의 수가 늘어났다. 이들은 한국 배구의 인기와 열기에 먼저 놀라고, V리그에 산적한 문제들에 한번 더 놀란다.
비단 리시브나 세트만이 아니다. 미들블로커의 공수에 걸친 사이드스텝, 윙 공격수의 반박자 빠르게 들어가는 스텝과 볼처리 감각, 리베로와 세터의 볼다루는 능력 등 넓은 범위에 걸친 비판이다. 실력을 넘어 어린 시절부터 익숙해져야하는 '기본'이지만, 선수 풀도 좁고 연습시간도 부족한 게 한국 배구의 현실이다.
시즌 도중 식단 관리에 소홀하다거나 연습에 몰입하지 못하는 등 경기를 준비하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우수한 해외 코치진을 영입해도, 그들의 가르침이 얼마나 전달되는지 미지수다.
최근 페퍼저축은행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13연패 직후 이례적으로 소속팀 선수들을 소집, "패배에 익숙해지지 마라. 나약한 모습은 그만둬라"라며 사자후를 토해내는 모습도 화제가 됐다.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내가 추구했던 수비 시스템은 그동안 해 왔던 것과 다르다. 일부 선수들은 '우리 능력 밖'이라는 의견을 제시해 보다 익숙한 시스템으로 다시 바꿨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배구 관계자는 "분석이 발전하면서 매 경기 슈퍼디그가 쏟아지는 시대다. 지금 리베로들이 과거보다 뛰어난가? 그렇게 말할 수 없다. 외국인 선수들이 있음에도 전보다 공격의 질이나 완성도가 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배구 관계자는 "여자배구의 경우 김연경까진 아니라도 런던올림픽 세대 만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은 여럿 있다. 성장 속도가 더디다. 왜 그런가 이게 첫번째 문제, 그렇다고 그 선수들이 리그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못하는 선수들인가? 그렇지 않다는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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