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기 출전+전반기 베스트11' KIM '獨 CB 11위'라고?...논란의 키커 랑리스테 전반기 순위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가 전반기 센터백 순위 11위를 기록했다.
독일 언론 '키커'는 4일(이하 한국시각)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키커 랑리스테' 전반기 순위를 발표했다. 김민재는 센터백 부문에서 '내셔널 클래스(Nationale Klasse)'로 분류됐고,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는 한국을 대표하는 수비수다.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것은 2022-2023시즌부터다. 지난 시즌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 A 명문 SSC 나폴리에서 활약했다. 김민재는 수년간 이탈리아 세리에 A 탑급 수비수였던 칼리두 쿨리발리를 대체하기 위해 나폴리에 영입됐다.
당시 나폴리 현지 팬들은 쿨리발리를 내보내고 사온 선수가 고작 동양 선수냐는 악평을 내놨다. 하지만 김민재는 한 달 만에 팬들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세리에 A 9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고, 나폴리의 33년 만의 세리에 A 우승을 견인했다.
나폴리의 세리에 A 마지막 우승 트로피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있던 시절이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45경기 2골 2도움으로 우승에 힘을 보태며 레전드 선수 반열에 올라섰다. 김민재는 시즌이 끝난 뒤 이견의 여지 없는 리그 베스트 수비수 상을 손에 넣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민재는 5000만 유로(약 710억원)의 이적료로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분데스리가 입성 후 곧바로 전반기 16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는 등 뮌헨의 주전 센터백을 맡았다. 지난 15라운드 Vfb 슈투트가르트와 경기에선 헤더골을 터트리며 뮌헨 데뷔골까지지 기록했다.
뮌헨 입장에서는 김민재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든든할 수 밖에 없다. 뮌헨은 마티아스 데 리흐트, 우파메카노가 시즌 초반 잦은 부상으로 센터백 구성에 애를 먹었는데, 김민재 혼자 리그 16경기에 전부 출전하며 뮌헨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물론 김민재가 국가대표 경기와 분데스리가 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체력적인 부담으로 인해 지난 시즌 철벽 같은 모습을 유지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민재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수로 주목 받는 세루 기라시, 빅터 보니페이스를 완전히 봉쇄했다.
그러나 키커의 생각은 달랐다. 키커는 매시즌 키커 랑리스테라는 선수 평가를 내놓는다. 독일어 '랑리스테(Rangliste)'는 영어로 번역하면 '랭킹(Ranking)'이라는 의미인데, 말 그대로 키커 선정 최우수 선수 순위 명단이다. 매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에 걸쳐 2회, 선수들의 포지션 별로 등급을 매긴다.
김민재는 키커가 선정한 키커 랑리스테 센터백 부문 11위에 랭크됐다. 의아한 점은 김민재보다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우파메카노가 3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우파메카노는 분데스리가 단 13경기 출전에 그쳤다.
센터백 부문 1위, 2위, 4위는 분데스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바이어 레버쿠젠 센터백 오딜롱 코소누, 조나단 타, 에드몽 탑소바가 차지했다. 이밖에도 RB 라이프치히 모하메드 시마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마츠 훔멜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로빈 코흐와 윌리안 파코 10위 안에 들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올 시즌 김민재의 평균 평점은 7.20점이었다. 반면, 우파메카노는 7.17점, 훔멜스 6.94점, 코흐 6.96, 타 7.16, 탑소바 7.06, 코소누 7.17, 시마칸 7.07, 피코 6.99로 모두 김민재보다 낮았다.
'90MIN'은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11에 김민재를 센터백으로 선정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김민재를 올 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11에 선정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의 훌륭한 영입이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언급했다.
아무리 김민재가 올 시즌 실수가 많아져 지난 시즌만큼 폭발적인 수비력을 과시하지 못한다고 해도 전반기 베스트11에 오른 센터백에게 11위는 박한 평가가 아닐까 싶다. 키커 랑리스테 센터백 부문 1위부터 11위까지 독일 국적의 선수만 5명이라는 점도 너무 편파적인 평가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김민재 팀 동료 해리 케인과 르로이 자네는 각각 스트라이커, 윙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풀백과 윙백 부문은 레버쿠젠 알레한드로 그리말도와 제레미 프림퐁이 1위, 2위에 올랐으며 공격형 미드필더 역시 레버쿠젠 플로리안 비르츠가 1위에 랭크됐다.
중앙 미드필더와 골키퍼는 레버쿠젠 그라니트 자카, 도르트문트 그레고르 코벨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했다. 그러나 키커 랑리스테는 모든 부문에서 10위 안에 최소 4명 이상의 독일 국적 선수를 올리면서 공정한 평가가 맞느냐는 논란을 빚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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