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업계 PF 손실흡수능력·유동성은 갖췄지만...하위 캐피탈사가 뇌관
총 자산 대비 PF대출비율·연체율 상승폭도 감소세
전문가들 "자본 확충 수준·유동성 양호...건설경기·하위 캐피탈사 눈여겨봐야"
캐피탈 업권, 2600억원 규모 PF 정상화 지원펀드 조성
[파이낸셜뉴스]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의 요인에도 불구하고 캐피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경우 업계의 손실흡수능력과 재무건전성,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충분히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 전에는 캐피탈 업계가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려우며, 신용등급 하위 캐피탈사 위주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캐피탈 업계의 총 자본이 33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이 확충되고 있는 데다, 같은 기간 총 자산 대비 부동산PF 대출 비율도 전년보다 감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캐피탈 업계의 총 자본은 지난 2022년 30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3월 말 31조8000억원, 같은 해 6월말 32조4000억원, 9월 말 33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총 자산 대비 부동산PF 대출 비율도 11.2%로 집계돼 2022년(12.7%)보다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고정이하 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역시 125.2%로 안정적으로 유지돼 재무건전성도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여신협회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PF 대출 연체율 또한 대손상각 등 리스크 관리 강화로 상승 폭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연체율의 경우 2022년 말에서 지난해 6월 말 1.7%p, 6월 말에서 9월 말 0.5%p 상승하며 점차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다.
유동성도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다. 최근 여전채 시장이 여전채 매수세 강화로 국고채와의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등 점차 안정세로 회복한 영향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AA-, A+ 3년물 여전채 금리는 각각 4.1%, 5.1%로 나타나며 10월 말(5.3%, 6.1%)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국고채와의 스프레드 역시 AA-금리의 경우 10월 말 119bp에서 12월 말 99bp, A+금리의 경우 200bp에서 191bp로 줄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즉시가용 유동성 비율과 원화 유동성 비율 또한 각각 419.8%, 158%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신협회는 "PF리스크 증대 가능성에 대비해 높은 유동성 비율 유지 등 선제적 노력도 병행 중에 있으며, PF를 취급 중인 여전사가 대부분 지주계 계열회사로 대주주의 지원능력도 충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부터 캐피탈사들의 자본 확충 수준이 양호하고, 여전채 금리가 낮아져 유동성이 개선된 것은 맞다"면서도 "BBB- 이하의 신용등급 하위 캐피탈사들은 조달금리가 높아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로 운영하는 현대캐피탈, KB캐피탈 등과 달리 신용등급 하위 캐피탈사들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기업금융에 특화돼 있는 구조다. 이에 서 교수는 "최근 PF 부실 사태로 인해 시장이 위축되면 결과적으로 자금 회수가 안 되면서 유동성 위축이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하위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캐피탈 업권은 PF대주단 협약을 체결하고 PF정상화 지원펀드를 조성하는 등 사업장 재구조화를 통한 정상화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여전업권은 앞서 지난해 9월 PF정상화 지원펀드 출범식을 개최한 후 KB·신한·우리금융캐피탈 등 주요 캐피탈사 주도로 2600억원 수준의 펀드를 조성, 사업부지 인수 등 본격적 투자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18일 6개 사업장을 선정한 후 지난 3일까지 1206억원을 우선 투입했으며 이달 말까지 1400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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