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중동위기’ 고조… 이란 폭탄테러 95명 사망

가자·홍해 분쟁 이어 ‘격랑’
미국·이란, 배후 놓고 공방
확전우려… 유가 3.3% 급등

솔레이마니 4주기 추모식서 ‘참사’ 3일 이란 남부 케르만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 중 발생한 폭발사고로 부서진 차량 주변에서 군인과 경찰, 구급대원들이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이란 국영IRNA 통신 등은 이번 폭발로 최소 9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AFP 연합뉴스

이란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4주기 추모식 중 폭발로 100명 가까이 사망하는 등 연초부터 중동 지역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과 헤즈볼라가 보복에 나설 뜻을 밝히고 후티 반군은 홍해 항해 선박 공격을 계속하는 등 가자지구 전쟁 확전 가능성에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3일(현지시간) 자국에서 발생한 폭발을 ‘테러’로 규정하고 “이란의 적들이 또 재앙을 일으켰다”면서 “강경한 대응을 마주하게 될 것이고 이것이 신의 뜻”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란 남부 케르만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사령관 4주기 추모식에서 의문의 폭발로 최소 95명이 사망하고 200명 넘게 부상을 입었다. 이날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전날 하마스 서열 3위 인사가 사망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피격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전면전을 시사했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침묵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며 “적(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해 전쟁을 벌이려 한다면 어떤 제한도, 규칙도 없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이날 홍해를 항해하는 민간 선박(프랑스 CMA CGM 소속)을 또다시 공격했다.

미국은 즉시 이란 폭발에 자국과 이스라엘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이번 폭발에 연루됐다고 믿을 이유도 없다”며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과거 보았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행동 양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확전 우려에 3.30% 올라, 지난해 11월 17일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