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남양유업, 60년 오너경영 끝난다

사모펀드와 경영권 분쟁 패소
대법 “계약대로 주식 넘겨야”

‘대리점 갑질 논란’ 등 각종 구설수에 휩싸여온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법적 공방 약 3년 만에 사모펀드 운용사로 최종 결정됐다. 대리점 강매 사건과 허위·과장 광고 논란 등 각종 구설수에 휩싸이며 불매운동 대상이 됐던 남양유업은 1964년 고 홍두영 전 명예회장이 창업한 이후 60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를 끝내게 됐다.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사모펀드 사는 앞으로 경영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4일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를 상대로 낸 주식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1·2심은 양 측의 주식매매계약 효력이 인정되는데도 홍 회장 측이 주식을 양도하지 않았으므로 주식을 넘기라고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의 쌍방자문에 대해 사전 또는 사후에 동의했다는 등의 이유로 변호사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그 결론을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2021년 5월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허위광고 논란으로 남양유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자 홍 회장은 본인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매각하는 계약을 한앤코와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오너 일가 처우 보장 미이행’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양측 쌍방대리’ 등을 문제 삼으며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해 양측은 법적 공방을 벌였다.

대법원이 한앤코 손을 들면서 홍 회장은 현재 보유 중인 남양유업 주식을 한앤코에 매각하고 회사를 떠나게 됐다. 홍 회장은 최근까지 남양유업 본사로 출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 한앤코는 앞으로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설 전망이다.

최준영·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