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만원 벌어 107만원 투자·저축…'저축여력' 양극화 심화됐다

김남이 기자 2024. 1. 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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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소비·대출상환 등의 지출을 제외한 '저축여력'의 양극화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 소득 중 소비, 대출상환 등의 지출을 제외한 금액을 '저축 가능액'으로 간주할 때, 소득의 절반 이상이 남아 저축여력이 큰 소비자는 28.1%를 차지했다.

돈이 생기면 저축·투자보다 대출을 상환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55%로 '아니다'고 응답(12.3%)한 소비자의 4.5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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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한민국 금융소비자보고서 2024'…"빚투·영끌 대신 대출부터 줄여"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지난해 소비·대출상환 등의 지출을 제외한 '저축여력'의 양극화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고금리의 여파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보다는 대출 중도상환을 선택한 사람이 60%에 달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4일 발표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보고서 2024'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511만원으로 전년보다 22만원 늘었다. 이중 48%는 소비·지출에 사용됐고, 저축·투자에는 소득의 21%(107만원)를 썼다.

가구 소득 중 소비, 대출상환 등의 지출을 제외한 금액을 '저축 가능액'으로 간주할 때, 소득의 절반 이상이 남아 저축여력이 큰 소비자는 28.1%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3%포인트(p) 상승했다.

금융소비자의 재정 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저축여력이 30% 미만으로 낮은 소비자도 유사한 비율로 증가해 가계재정이 양극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저축 여력이 낮은 소비자 비중은 지난해 32.5%로 전년 대비 2.6% 늘었다.

저축여력이 없는 적자인 가구의 비중은 12.6%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저축여력이 30~50%인 가구는 24.4%로 오히려 전년보다 5.5%p 하락했다. 투자여력 대비 평균저축 비중은 30.1%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고금리의 영향으로 대출 보유자 중 최근 1년 내 대출을 중도상환한 비율은 61.1%(일부 중도 상환 포함)에 달했다. 돈이 생기면 저축·투자보다 대출을 상환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55%로 '아니다'고 응답(12.3%)한 소비자의 4.5배에 달했다.

연구소는 "최근 2~3년 전만해도 빚투, 영끌처럼 대출의 레버레징을 통한 자산 증식이 성행했으나 올해는 투자보다 대출상환을 먼저 고려하는 디레버레징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출 부담 감소로 목적으로 출시된 대환대출 플랫폼은 대출 보유자의 68.5%가 알고 있었으나 해당 플랫폼을 통해 대환대출이 실행된 경우는 2.4%대에 그쳤다. 대출 중도상환자의 경우 플랫폼에 접근하는 비율이 더 높긴 했으나 실행까지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소비자의 51%는 향후 1년 내 가계재정이 지난 1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부정적 예상(43%)에서 크게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극적 투자는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향후 1년 내 금융상품 가입 의향은 기존 거래자에서 더 적극적이었고, 원금보장의 저위험 투자를 추구하는 비율이 53%로 과반을 차지했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보고서에서 언급된 초단기 투자, 가상자산의 인기는 잦아든 반면, 본인의 지식과 경험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의향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본인 명의의 은행계좌를 개설·이용하는 만 20~64세 금융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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