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본 후배 ‘메이저리거’의 성공 가능성…“이정후, 그 어떤 선수보다 잘할 확률 높아”
“갔어요?”
지난 3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추신수(42·SSG)는 취재진끼리 나누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관한 이야기였다. 마침 미국 현지에서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와의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추신수도 스마트폰을 꺼내 직접 검색을 해볼 만큼 관심을 보였다.
추신수는 MLB에서 가장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한국인 타자로 2001년 부산고를 졸업한 뒤 곧장 미국으로 넘어가,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05년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했다.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를 거쳐 2014년에는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달러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빅리그 통산 1652경기에서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4의 성적을 남겼다.
텍사스와 계약이 끝난 2021년 한국으로 돌아와 SSG 소속으로 3년간 KBO리그에서 활약한 추신수는 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그는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빅리그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제로 2021시즌 종료 후 MLB 4~5개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끝내 한국에 남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 그는 과거 자신처럼 MLB 도전에 나선 후배들의 행보를 ‘큰 형’의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추신수는 2023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한 이정후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미국에는 어마어마한 선수들이 많고, 선수들의 평균 능력치가 높다. 무조건 잘할 거라고는 이야기하지 못한다”면서도 “타석에서 하는 행동들과 침착함, 스타성 등을 고려하면 이정후 선수는 그간 미국에 도전했던 그 어떤 선수들보다 잘할 확률이 높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고교 졸업 이후 미국으로 직행하는 것과 KBO리그를 경험하고 포스팅 등을 통해 MLB에 진출하는 ‘선택’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추신수는 “고교 졸업 후 처음 미국에 갔을 때는 마치 무인도에 혼자 있는 것처럼 굉장히 힘들었지만, 그런 경험 덕분에 미국 문화를 더 빨리 배우고 텍사스에서 ‘리더’ 역할도 할 수 있었다”며 “KBO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포스팅이나 FA를 통해 미국에 진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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