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선균, 무명 이희준·박해준·진선규·김민재 챙겼다···미담 재조명
고 이선균의 미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항상 어려운 후배들을 생각했던 고인이었다.
고 이선균의 미담은 변영주 감독의 입에서 나왔다. 변영주 감독과 고 이선균은 2019년 1월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방구석 1열’에 출연해 영화 ‘화차’를 둘러싼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변영주 감독과 고 이선균은 각별한 사이였다. 고 이선균은 “당시 아이가 2살이었기 때문에 아이를 재우고 난 후 늦은 밤이 돼서야 ‘화차’ 시나리오를 볼 수 있었다”며 “대본을 보고 떠오르는 걸 그때 그때 전해야 했기 때문에 밤 12시가 되면 늘 변영주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이에 변영주 감독은 “어느 순간부터 밤 12시가 되면 이선균의 전화가 기다려졌다. 감독으로서 자신감이 많이 부족했을 때였는데 이선균 덕분에 시나리오에 대해 솔직하게 의논할 수 있었다”며 고 이선균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뿐 아니라 고 이선균은 개봉 후 출연료 지급을 통보받았음에도 ‘화차’ 출연을 결정한 것에 대해 “변영주 감독이 영화를 준비해 온 힘든 과정을 알고 있었기에 출연료 보다 영화 촬영을 시작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캐스팅 됐음에도 어려운 후배들을 챙긴 고 이선균의 배려가 있었다. 변영주 감독은 “그 당시 소속사가 없어 오디션 신청도 못하고 있던 고 이선균의 후배들이 있었다”며 “고 이선균은 ‘후배들 오디션만 보게 해달라’고 나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고 이선균의 배려로 ‘화차’ 오디션을 본 배우들은 지금은 모두 스타가 된 이희준, 진선규, 김민재, 박해준이었다.
이들 모두 출연이 성사됐고 박해준은 ‘화차’로 강렬한 데뷔까지 이뤘다.
이후 고 이선균은 이를 담담하게 말했다. 고 이선균은 2021년 12월 공개된 ‘문명특급’에 출연해 해당 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변영주 감독께 부탁을 한 거다. 내가 캐스팅 디렉터라면 이 친구가 어울릴 것 같다는 조합으로 감독님께 올렸다”며 “후배들에게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모르니 편하게 화서 미팅만 하고 가라고 했다. 그 친구들이 가진 재능이 좋으니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 재재는 고 이선균의 미담을 추가하며 “배우 안재홍이 데뷔 전 스태프로 일할 당시 이선균이 연출부 사람들에게 소고기와 곱창을 사줬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고 이선균은 “데뷔하고 돈 벌면 청담동 고깃집에 후배들을 가끔 데려간다. 나도 선배들에게 너무 맛있게 얻어 먹었다”며 “이건 후배들 한번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 이선균을 둘러싼 여러 미담은 고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재조명 받고 있다. 고 이선균을 협벽한 이들에 대한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이면서 고인에 대한 애도와 함께 대중들의 안타까움이 이어지면서다.
고 이선균은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한 공원 인근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경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고 이선균은 마지막 조사에서 유흥업소 관계자 A씨가 준 약을 수면제로 인식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고 이선균의 미담을 경험한 변영주 감독은 고인이 세상을 떠나자 검은 화면을 올리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진선균 또한 지난해 12월 29일 진행된 ‘2023 SBS 연기대상’에 참석해 “2023년 마지막에 많이 아프고 슬픈 일이 있었지만 아름답게 오래오래 길게 기억이 됐으면 좋겠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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