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수련의, 사상 최장 기간 파업 돌입…6일간

신기섭 기자 2024. 1. 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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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수련의들이 3일(현지시각)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6일 동안의 파업에 들어갔다.

영국은 물가상승률이 지난 2022년 10월 11.1%까지 치솟고 지난해 여름까지도 6% 이상을 기록하면서 공공 부문 노동자들이 잇따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왔다.

수련의들은 정부가 8~10%의 임금 인상을 제안하자 협상을 중단하고 지난달 20~23일 파업을 벌인 데 이어 이날부터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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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35% 인상 요구…정부는 8~10% 제시
3일(현지시각) 파업에 들어간 영국의 수련의들이 수도 런던의 세인트 토머스 병원 앞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영국의 수련의들이 3일(현지시각)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6일 동안의 파업에 들어갔다. 이 파업은 지난해 3월 이후 9번째이자, 국가보건서비스(NHS) 75년 역사상 최장 파업이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영국의사협회(BMA) 소속 수련의 수천명이 이날 파업에 들어가면서 많은 병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서남부 글로스터셔주의 첼트넘 병원은 응급실을 폐쇄했고, 노팅엄셔주의 주요 병원들은 응급실 수용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물가상승률이 지난 2022년 10월 11.1%까지 치솟고 지난해 여름까지도 6% 이상을 기록하면서 공공 부문 노동자들이 잇따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왔다.

영국의사협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에 “믿을 만한 임금 인상안” 제시를 요구했다. 의사협회는 “보건 서비스 분야의 사기가 그 어느 때보다 낮고,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일을 계속할 가치가 있는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며 “정부는 이런 의사들에게 미래가 있다는 걸 보여줄 기회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련의들은 정부가 8~10%의 임금 인상을 제안하자 협상을 중단하고 지난달 20~23일 파업을 벌인 데 이어 이날부터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수련의들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주요 병원 앞에서 “의사를 위한 임금 복원”, “수련의 임금 시간당 15파운드는 공정한 임금이 아니다” 등의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영국 수련의들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15.5파운드(약 2만5천원)로, 최저임금(10.42파운드)보다 48% 정도 많은 수준에 그친다고 의사단체들은 밝혔다.

영국은 환자들에게 진료비를 받는 대신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가보건서비스 체제를 194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일부 개업 의사를 뺀 대부분의 의사는 국가보건서비스 소속 병원에 고용되어 일한다.

뉴캐슬에 있는 ‘로열 빅토리아 병원’ 앞에서 시위를 벌인 수련의 로런 월리스는 “파업을 벌이는 건 슬프지만 파업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하는 것도 사치로 느낄 지경”이라며 자신은 30시간 연속 긴급 대기 근무를 한다고 말했다.

수련의들의 파업으로 병원 운영이 차질을 빚자, 20개 병원이 이날 저녁 의사협회에 수련의 복귀를 요청했다. 하지만, 의사협회는 이 가운데 한 건을 뺀 나머지에 대해 복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비벡 트리베디 ‘영국의사협회 수련의 위원회’ 공동의장은 정부가 성의 있는 임금 인상안을 내놓지 않으며 추가 파업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환자가 50만명에 달한다. 정치 행동 단체 ‘38도’는 이날 7만3천명이 서명한 공개 편지에서 리시 수낵 총리에게 환자 대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긴급 계획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 수백만명의 사람이 (진료를) 기다리다가 병이 깊어지고 있으며 불안 속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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