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난항...채권단 ‘PF부실’ 떠안나 [태영, 알맹이 빠진 자구안]
산은 “주채권으로서 대단히 유감”
금융당국 “확약없이 워크아웃 안돼”
11일 채권단협의회 75% 동의 필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알맹이 빠진’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워크아웃 무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채권단은 태영 측이 강도높은 자구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핵심 계열사 매각이나 오너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 등이 빠지면서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11일 채권단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태영과 채권단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채권단 협의회 개최...워크아웃 ‘불발’ 가능성=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는 11일 제1차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판단한다. 워크아웃이 시작하려면 전체 채권단의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해 워크아웃이 불발될 경우 태영건설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넘어간다.
하지만 현재로선 워크아웃이 무산될 우려가 크다. 태영 측이 채권단을 설득할만 한 강도높은 자구안을 내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채권단과의 약속을 깨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태영건설 자구안 설명회가 개최된 3일 “주채권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날 태영그룹이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1549억원) ▷계열사인 종합환경업체 에코비트 지분(50%) 매각 ▷골프장 및 레저사업을 하는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으로 마련한 자금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안이 담겼다.
하지만 설명회 설명회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오너일가의 사재 출연 및 SBS 지분 매각 여부 등에 대해서는 “의견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변하는 등 언급을 피해 채권단의 공분을 샀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전날 자구안 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채권단 설득을 위한 ‘눈물의 호소문’을 읽었지만 정작 자구안에 대한 채권단 질의가 이어지기 전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자구안 약속이 첫날부터 지켜지지 않았으며 자구 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당초 태영그룹의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중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산업은행과 약속했지만, 확보한 자금을 티와이홀딩스의 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강석훈 회장은 “블루원 지분 관련 자금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사용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지만, TY홀딩스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상식적으로 채권단 75%가 이 제안에 동의한다고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자구안) 약속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약속을 채권단에 꼭 다시 해달라고 다시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꼬리 자르기’ 우려 고조...금융사가 부실 떠안나=태영인더스트리 뿐 아니라 블루원 지분 관련 자금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아닌 TY홀딩스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태영측이 SBS와 같은 알짜 계열사만 남기고 부실이 커진 태영건설 정상화는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나 채권단 입장에선 괘씸한 상황”이라며 “SBS는 못판다고 하면서 계열사를 찔끔찔끔 내놓고 우리 할 일 다했으니 채권단은 희생하라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봤을 때 SBS를 팔고 태영건설을 살리기 보다는 ‘꼬리자르기’를 할 가능성이 90% 이상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태영 측은 태영건설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지만 정부와 시장의 공감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윤 회장은 전날 태영건설 우발채무가 언론에 보도된 9조원대보다 작은 2조5000억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도금대출 보증·책임준공 확약·SOC 보증·분양률 75% 이상의 본PF 보증 등은 미회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우발채무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침체에 빠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돼 사업자금이 잘 회수된다면 실질적인 우발채무를 2조5000억원으로 봐도 무방하지만, 현재는 건설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정부측 입장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태영건설 관련 PF 사업장은 총 60개다. 이 가운데 브리지론과 본PF는 각각 18개, 42개에 해당하며 태영건설이 보유한 PF 보증 사업장은 미착공 사업장이 13곳에 달한다. 워크아웃이 불발될 경우 해당 사업장에 대한 부실을 모두 채권단이 떠안게 된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우발채무는 3조7000억원이라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홍태화·홍승희 기자
th5@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마약 누명 벗은 지드래곤, 이정재♥︎임세령 등 초호화 인맥 신년파티
- "내 아이라 속여 결혼했는데"…이혼 후 아내에게 양육비 줘야할까?
- “똥 맛 난다는데” 유명 치킨집서 닭똥집 시켰더니…이물질 ‘경악’
- "나라 망신"…해외서 미성년자 인신매매·성매매 시킨 한국 남성
- ‘슈돌’ 측 “강경준 촬영한 분량 없다…’상간남 피소’ 해결 후 촬영 논의”
- "꼭 XX로 찔러 죽인다"…배달음식 식었다고 '살인예고' 협박
- 공효진, 남편 케빈오 입대에 “밤새워 울었다”
- 변태가 아니었다?…생리대 찬 남성의 '대반전' 정체
- “너도 찍자” 남편이 성인방송 강요해 숨진 30대女, 친구까지 들은 말
- "죽은 남편의 아이를 갖고 싶어요"…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