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할 만한 금액이면 보낸다"했던 LG는 왜 2년 450만 달러에 고우석의 빅리그 진출을 허락했을까

김건호 기자 2024. 1. 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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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이 성사된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극적'인 입단이다.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는다.

샌디에이고는 4일(이하 한국시각)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국어로 "고우석 선수, 샌디에이고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우완 구원 투수 고우석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의 계약 규모는 2년 450만 달러(약 58억 원)로 알려졌다. 또한 뮤추얼(상호동의) 옵션이 포함됐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데니스 린에 따르면 바이아웃 50만 달러(6억 5000만 원), 2024시즌 175만 달러(약 23억 원), 2025시즌 225만 달러(약 29억 원)로 2년 동안 450만 달러를 보장 받는다. LG는 450만 달러의 20%인 90만 달러(약 12억 원)를 받는다.

고우석은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LG 트윈스도 깜짝 놀랐던 신분조회 요청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신분조회는 해당 선수에 관한 공식적인 신분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당시 KBO는 "고우석은 LG 소속 선수임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신분조회 요청이 밝혀진 뒤 고우석은 LG에 빅리그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LG는 고심 끝에 고우석의 도전을 허락했다. KBO는 지난해 11월 28일 "LG 구단의 요청에 따라 고우석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해 줄 것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요청했다"고 했다.

LG가 고우석의 포스팅을 허락하는 데 있어 조건이 있었다. '고우석을 비롯해 LG 구단이 납득할 만한 계약을 따냈을 때'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난달 5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이 공시됐다.

고우석의 이적 소식은 잠잠했다. 포스팅 마감을 하루 앞둔 3일 오전까지 고우석의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극적'인 상황이 만들어졌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이 SNS를 통해 "한국의 우완투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이 확정된 고우석./MLB SNS

LG 측은 소식이 알려지기 하루 전 고우석 측으로부터 샌디에이고의 계약 제안 소식을 들었다. 2일 밤 차명석 단장이 계약 조건을 들은 뒤 고민에 빠졌다. 계약 조건 문제였다. 하지만 LG는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서 도전하는 모습을 응원해주기로 결정했고 3일 진출을 허락했다.

LG는 3일 "고우석은 포스팅 절차에 따라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오퍼를 받았으며, LG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메이저리그 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에 고우석은 3일 메디컬테스트를 포함한 계약 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LG 입장에서 고우석의 빈자리는 클 수 있다. 5시즌 동안 LG의 뒷문을 지킨 클로저였기 때문이다. 2017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그는 데뷔 시즌 25경기에 나섰고 2018시즌에는 56번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2019시즌부터 LG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65경기 8승 2패 1홀드 35세이브 71이닝 76탈삼진 평균자책점 1.52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2020시즌에는 40경기 4패 1홀드 17세이브 41⅔이닝 51탈삼진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고우석은 2021시즌 63경기 1승 5패 30세이브 58이닝 68탈삼진 평균자책점 2.17을 마크했고 2022시즌 61경기 4승 2패 42세이브 60⅔이닝 80탈삼진 평균자책점 1.48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두 번째로 어린 나이로 KBO리그 통산 100세이브, 최연소 단일 시즌 40세이브, LG 프랜차이즈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등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고우석은 올 시즌 잠시 주춤했다. 44경기 3승 8패 15세이브 44이닝 59탈삼진 평균자책점 3.68이라는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LG의 29년 만의 우승을 확정 짓는 헹가래 투수가 됐다.

이제 고우석은 LG의 고우석이 아닌 샌디에이고의 고우석이 됐다. LG는 대승적 차원에서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했다. 이제 고우석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차례다.

계약을 마친 고우석은 4일 "메이저리그에서 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LG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샌디에이고에도 감사하다"며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다. 좋은 모습으로 모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차명석 단장은 "축하한다. 고우석은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잘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성적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선수로 활약하기 기대한다. 고우석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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