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란 격전지와 난중일기에 기록된 '그 바다와 섬'을 찾아서[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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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량 : 죽음의 바다'가 누적관객수 400만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이 임진란(1592년) 당시 활약했던 남해의 섬과 바닷길을 르포 형태로 조명한 역사기행서 '이순신의 바다, 조선 수군의 탄생-난중일기에 기록된 남해의 섬과 바닷길 순례기'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책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중심으로 유성룡의 징비록, 조선왕조실록 등을 참고해 임진란 당시 수군의 활약상과 칠천량 해전에서 붕괴된 조선 수군의 재건과정을 묘사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때, 이곳'을 답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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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량 : 죽음의 바다'가 누적관객수 400만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이 임진란(1592년) 당시 활약했던 남해의 섬과 바닷길을 르포 형태로 조명한 역사기행서 '이순신의 바다, 조선 수군의 탄생-난중일기에 기록된 남해의 섬과 바닷길 순례기'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유적은 훼손되고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지만, 산과 바다, 지리와 지형은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이순신 장군이 시름에 젖어 봄비를 맞으며 서있었던 한산 수루 앞바다는 지금과 그때가 별반 다르지 않다. 오늘도 아름다운 남해 관음포의 일몰은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의 마지막 승전보 앞에서 통곡하는 조선 수군 진영을 처연하게 물들였을 것이다.
유적을 따라가는 여행은, 그 상상의 과정에서 즐거움을 더하면서 보다 쉽게 역사에 접근하는 매력적인 방법이다. 책은 손죽도에서 노량해전의 격전지 관음포까지 역사 기행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삶, 조선 수군의 삶, 나아가 전란의 아픔을 돌이켜본다.
책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중심으로 유성룡의 징비록, 조선왕조실록 등을 참고해 임진란 당시 수군의 활약상과 칠천량 해전에서 붕괴된 조선 수군의 재건과정을 묘사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때, 이곳'을 답사한다. 이 과정에서 전황에 따라 조선 수군 사령부가 옮겨 다닌 남해안 일대 및 일부 서해안의 바다와 섬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그 시절의 흔적과 이순신 장군, 조선 수군이 강건하게 키워온 불멸의 정신을 담고 있는 각종 대표적인 유적지도 소개한다.
임진란 전황은 사료에 기초해 3인칭 관찰자 시점인 르포 형태로 서술한다. 사료에서 확인될 수 없는 불필요한 가정이나 상상은 최대한 배제하고 당시 전투를 객관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임진란 당시 조선의 다섯 수영 중 수군 전투의 핵심 전력이었던 전라좌수영을 중심으로 수군 편제를 소개한다. 임진년 2월 전라좌수사 이순신은 좌수영 관할 지역인 5포의 순찰에 나섰는데, 5포의 순찰경로를 따라가면서 여전히 남아 있는 그때 흔적과 유적을 책 머리에 담았다.
임진란 5년 전에 터진 손죽도 왜변(1587년)은 조선 수군이 형질을 변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21세의 젊은 나이인 녹도만호 이대원이 전사했지만, 그는 군인의 기상을 한치도 어그러트리지 않았다. 이후 조선 수군, 특히 전라좌수군은 대대적인 왜침에 대비, 판옥선에 함포를 탑재하는 새로운 해상전투방식을 준비한다. 임진란이 발발한 뒤, 부산포 해전에서 역시 녹도 만호 정운이 전사하자 이순신은 전란 이후 혁혁한 전공을 세운 정운을 이대원과 한 사당에 배향토록 한다.
조선 수군의 선봉, 녹도군은 좌절과 극복을 거듭하면서 강군으로 단련됐고, 그 기상의 출발지는 손죽도로 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무술년(1598년)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의 격전지, 남해의 관음포에서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기행문은 매듭된다.
지은이는 "한산도 제승당의 경우 당시 통제사가 수군 최고 사령부를 꾸리고 군사 작전을 논의하던 운주당과는 사뭇 다르다"며 "후대에 두 번이나 복원되었기 때문이지만 현재의 제승당을 통해 통제사의 정신을 되새기며 이를 교훈으로 삼는다면 제승당은 제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추상화된 정신은 유적이나 조형물을 통해 구체화 될 때 그 맥락을 쉽게 전달한다"며 "따라서 유적이나 조형물 소개에 국한하지 않고 통제사의 정신이나 삶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을 동시에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지은이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세계일보와 디지털타임스 기자로 일했다. 지금은 경남 양산의 효암고등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저서로 『난중일기(亂中日記) - 종군기자의 시각으로 쓴 이순신의 7년 전쟁』, 『징비록(懲毖錄) - 종군기자의 시각으로 회고한 유성룡의 7년 전쟁』, 『논술인문학 - 대입 논술로 풀어보는 인문학 쟁점들』이 있다.
◇이순신의 바다, 조선 수군의 탄생-난중일기에 기록된 남해의 섬과 바닷길 순례기/조진태/주류성/2만4000원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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