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남양유업 60년 '오너 경영'…막대한 배상 책임만 남은 홍원식 일가

이상학 기자 2024. 1. 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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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003920)의 오너 경영이 막을 내린다.

아버지 홍 전 명예회장에 이어 남양유업을 이끌던 홍원식 회장이 긴 법적 분쟁 끝에 경영권을 넘겨주는 것과 동시에 막대한 배상 책임을 떠안게 됐다.

논란이 커지자 홍 회장은 책임지고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보유한 지분 매각을 선언했다.

앞서 남양유업의 지분 3%를 보유하고 있는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홍 회장의 퇴직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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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최종 승소…"홍 회장 지분 넘겨야"
경영 정상화·퇴직금 문제 해결 등 과제 산적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 양사의 계약 불이행 관련 주식양도 소송 7차 변론기일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2.6.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남양유업(003920)의 오너 경영이 막을 내린다. 1964년 고 홍두영 전 명예회장이 창업한 지 60년 만이다.

아버지 홍 전 명예회장에 이어 남양유업을 이끌던 홍원식 회장이 긴 법적 분쟁 끝에 경영권을 넘겨주는 것과 동시에 막대한 배상 책임을 떠안게 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2부는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홍 회장 일가와 한앤코의 법적 분쟁은 2021년 시작됐다. 당시 남양유업은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사멸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질병관리청이 이를 부인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며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논란이 커지자 홍 회장은 책임지고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보유한 지분 매각을 선언했다.

이때 홍 회장의 지분에 관심을 보인 것이 한앤코다. 같은해 5월 홍 회장 일가는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한앤코와 체결했다. 주당 82만원이다.

그러나 홍 회장은 한앤코 측이 매각 대상에서 백미당을 제외하고, 오너 일가의 처우를 보장해 주기로 했으나 이를 어겼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이 돌연 무리한 요구를 거래종결 선결 조건이라고 내세웠다며 계약대로 매각을 진행하라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한앤코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남양유업의 오너 경영도 막을 내리게 됐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경영권이 외부인에게 넘어가게 된 것이다.

한앤코는 홍 회장 일가의 지분을 정상적으로 획득한 뒤 조속한 경영 정상화에 나설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오너 리스크 속에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2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의 퇴직금 문제 해결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남양유업의 지분 3%를 보유하고 있는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홍 회장의 퇴직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3월 남양유업은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특별관계인인 홍 회장의 위법한 의결권 행사가 있었다는 취지다.

차파트너스 측은 "홍 회장의 예상 퇴직금은 170억원에 달하는데 거액의 퇴직금이 지급되면 남양유업에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402조에 따르면 회사의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는 행위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 감사 또는 1% 이상 지분 보유자가 해당 이사의 행위를 멈추도록 하는 유지 청구를 할 수 있다.

패소한 홍 회장 일가는 또 다시 여러 소송에 직면할 전망이다.

한앤코가 홍 회장의 계약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둔 상태다. 이와함께 대유위니아그룹과 진행중인 계약금 반환 관련 소송전도 남아 있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으로 선임된 신혜섭 남양유업 감사가 제기한 손배소 소송도 있다. 신 감사는 회사를 대표해 홍 회장을 상대로 퇴직금 관련과 부당이득금 반환 청수 소송 등 두 건의 소송을 제기해둔 상황이다.

해당 사안들은 본안 소송이 마무리 된 만큼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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