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측 새해 정례훈련에 '전쟁책동' 트집…도발 명분 쌓나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북한은 우리 군이 새해 일제히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자 '무모한 전쟁책동'이라고 맹비난했다.
연초 정례적이고 방어적인 우리 군의 훈련에 트집을 잡은 것으로,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4일 '대결광들은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들만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군사적 도발 책동으로 2023년의 날과 달을 보낸 윤석열 괴뢰 패당이 새해에 들어와서도 자멸적인 망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실린 이 논평은 육군 포사격 및 기동 훈련, 해군 함포사격 및 해상기동 훈련, 한국 특수부대의 혹한기 훈련 등 최근 국군의 훈련 상황을 거론하면서 "전혀 승산도, 살아날 가망도 없는 무모한 전쟁 책동"이라고 규정했다.
우리 육군은 지난 2일 전방 지역에서 일제히 포탄사격 및 기동훈련을 실시했다.
수도기계화보병사단과 2신속대응사단, 6·7·12·15·22보병사단, 8·11기동사단, 2기갑여단, 2·3·7포병여단, 12·17항공단 등 각 부대가 자체 계획에 따라 포탄사격 및 기계화 부대 기동훈련을 했다.
이어 다음날 해군은 동해와 서해, 남해 전 해역에서 새해 첫 함포 사격훈련과 해상 기동훈련을 했다.
훈련에는 1함대의 강원함(FFG-Ⅰ, 2천500톤급)과 김수현함(PKG, 450톤급), 2함대의 을지문덕함(DDH-Ⅰ, 3천200톤급)과 천안함(FFG-Ⅱ, 2천800톤급), 한상국함(PKG, 450톤급), 그리고 3함대의 경남함(FFG-Ⅱ, 2천800톤급)과 고속정(PKMR, 230톤급) 등이 참여한다.
북한이 언급한 특수부대의 혹한기 훈련은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비호여단 돌풍대대 장병들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강원도 대관령 일대 황병산훈련장에서 실시하는 '설한지 극복 훈련'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육군과 해군의 연초 사격 및 기동훈련은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다만 육군의 이번 훈련은 최근 안보상황을 고려해 예년에 비해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열린 노동당 연말 전원회의 마지막 날 회의에서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하겠다"고 강조하고, 이튿날 주요 지휘관들을 소집한 자리에선 남북 무력 충돌을 기정사실로 하는 등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예년에 비해 언론 공개도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육군 관계자는 새해 부대별로 일제히 진행된 훈련을 한데 모아 언론에 공지하고 훈련 장면도 공개한 것에 대해 "현재 엄중한 안보상황 속에서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이상이 없음을 국민께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이날도 새해 첫 한미 연합 전투사격 훈련이 실시된 사실을 공개했다.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진행된 이번 훈련에는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예하 번개여단과 미 2사단·한미연합사단 예하 스트라이커 여단이 참가했고, K1A2전차와 K200장갑차, K600장애물개척전차, K30비호복합, AVLB(교량전차), KM9ACE(장갑전투도저) 등 한국군 장비와 A-10 공격기, 스트라이커 장갑차 등 미군 장비를 포함해 총 110여 대가 투입됐다.
한편, 북한군도 지난달부터 정례적인 동계 훈련에 들어갔다.
통상 12월에 시작되는 북한군의 동계 훈련은 이듬해 2월까지 진행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군도 동계훈련을 실시하면서 우리 군의 훈련에 대해 트집을 잡은 이유와 관련해 "도발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올해 4월 남측의 국회의원 선거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지도발 혹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은) 전략적으로 유리한 시기를 골라 도발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지도발 등) 직접적인 군사도발이다.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은 우리나라 총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안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여러 전략적 도발을 할 것"이라며 "ICBM을 발사하거나 고체 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할 수도 있다. 지금도 그런 징후가 계속 보인다"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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