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벤츠 제치고 8년 만에 수입차 시장 1위 탈환
BMW가 8년 만에 국내 수입차 시장 왕좌를 탈환했다. BMW는 지난해 7만7395대를 팔아 7만6697대를 판 벤츠를 700대가량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BMW가 가장 최근 1위에 오른 건 2015년 이었다. 수입차 업체들이 1만대 이상 차량을 팔며 판매를 본격화한 건 2010년 이후인데 2010~2015년은 5시리즈를 앞세운 BMW가, 2016년부터는 E클래스가 인기를 얻은 벤츠가 수입차 1위를 지켜왔다. BMW는 2018년 ‘5시리즈 화재 사건’으로 한동안 움츠렸지만 2021년부터 판매량 차이가 크게 좁혀졌고 지난해 역전한 것이다.
이는 럭셔리카 상징으로 여겨지던 벤츠 이미지가 다소 퇴색한데다, X1부터 X7까지 다양한 종류의 SUV를 파는 BMW가 최근 SUV 인기의 수혜를 더 입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19년 4만대가량 팔리던 벤츠의 대표 세단 E클래스 판매가 2만대 선으로 내려온 것도 순위를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 6위였던 볼보는 1만7018대를 팔아 BMW, 벤츠와 함께 3강으로 군림해 온 아우디(1만7868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수입차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 내비게이션 불편을 300억원 들인 통합 티맵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해결하는 등 가격 대비 우수한 편의 사양이 높은 평가 받고 있다.
지난해 10위였던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인기를 등에 업고 2022년보다 78.6% 늘어난 1만3561대를 팔아 6위를 차지했다. 도요타도 전년보다 35.7% 증가한 8495대를 판매했다.
평균 판매 단가가 1억5000만원에 달하는 포르셰도 2014년 국내 법인 설립 후 처음으로 수입차의 흥행 기준이라는 1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폴크스바겐과 미니를 제치고 순위도 7위로 올랐다.
반면, 인기 차량을 내놓지 못한 폴크스바겐(1만247대)은 판매량이 31% 줄며 5위에서 8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티구안 외에 변변한 인기 차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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