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표하는 ML 선수로 활약하길" 차명석의 응원…"기대 어긋나지 않는 선수 되겠다" 고우석과 LG의 '아름다운 이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게 된 고우석이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그리고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적으로 밀어준 차명석 단장도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뉴욕 포스트'의 조엘 셔먼은 4일(이하 한국시각)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2년 450만 달러(약 59억원)의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샌디에이고 또한 "고우석 선수, 샌디에이고에 온 걸 환영합니다"라며 고우석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본격 시작됐던 것은 지난해였다.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깜짝'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던 까닭. 어떤 구단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빅리그 구단이 고우석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고우석은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에서 '수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직후 차명석 단장에게 빅리그 진출 의사를 밝혔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LG의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마무리' 투수를 떠나보내는 결정이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우석의 포스팅을 허락하기로 했다. 다만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계약을 제안받았을 때라는 조건이 따라붙었다.
LG도 깜짝 놀랄만큼 갑작스럽게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만큼 고우석은 지난 5일 포스팅이 됐을 때를 제외하고는 미국 현지 언론을 비롯해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4일 오전 7시 포스팅 마감을 하루 앞둔 가운데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계약에 근접했다는 '뉴욕 포스트'의 보도가 나왔다.
고우석은 지난 2일 밤 샌디에이고로부터 '오퍼'를 받았고, 해당 내용을 곧바로 LG 쪽에 전달했다. LG는 계약 규모가 크지 않았던 까닭에 고민의 시간을 가졌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빅리그 진출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고우석은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지난 3일 급히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고우석의 계약은 이날 오전 7시가 지난 시점에도 나오지 않았었다. 그러나 오전 7시 6분 '뉴욕 포스트' 조엘 셔먼이 가장 먼저 고우석의 계약 합의 소식을 전달했고, 곧바로 샌디에이고 또한 공식 발표를 내놓았다. 미국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 데니스 린에 따르면 고우석은 2026년 뮤추얼(상호동의) 옵션이 포함된 2+1년 계약을 체결했다.
고우석은 바이아웃 50만 달러(약 6억 5000만원)에 2024시즌 175만 달러(약 23억원), 2025시즌 225만 달러(약 29억)로 2년 동안 450만 달러를 보장받고, 2026시즌은 300만 달러의 뮤추얼 옵션이 걸려있다. 바이아웃과 뮤추얼 옵션은 공존할 수 없는 만큼 고우석의 계약은 2+1년 최대 700만 달러(92억원)이다. 따라서 고우석의 포스팅 수수료는 보장금액 450만 달러의 20%에 해당되는 90만 달러(약 12억원), 이 금액을 LG가 품게 된다.
LG는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공식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이후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차명석 단장은 "축하한다"고 말 문을 열며 "고우석은 KBO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잘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선수로 활약하길 기대한다. 고우석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고우석 또한 LG를 통해 소감과 함께 각오를 다졌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LG 트윈스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샌디에이고 구단에도 감사하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좋은 모습으로 모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고우석이 LG를 떠나게 됐지만, 영원한 이별은 아니다. 고우석이 속한 샌디에이고는 오는 3월 20~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그리고 이에 앞서 각 구단들은 연습경기를 치르는데, LG가 연습경기를 갖는 팀 가운데 한 팀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그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을 상대로 투구를 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고우석의 보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2023시즌이 끝난 뒤 불펜 투수들이 대거 이탈한 만큼 필승조로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샌디에이고의 마무리 자리를 꿰차는 것도 가능하다. LG 선수 출신 최초로 메이저리그 직행 티켓을 따낸 고우석이 어떤 성적을 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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