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포스팅 마감 버저비터' 고우석, SD와 2년 59억 계약 완료... '처남' 이정후와 라이벌 대결

김동윤 기자 2024. 1. 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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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LG 고우석.
LG 고우석.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26)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향해 김하성(29)의 팀 동료가 된다. 또한 처남이자 친구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라이벌 팀 선수로서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됐다.

고우석의 에이전시 리코스포츠는 4일 "고우석이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고 샌디에이고와 공식적으로 계약했다"고 발표하며 샌디에이고 구단의 보도자료를 첨부했다. 이에 따르면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2년 계약을 했으며 2026년 시즌은 선수와 구단의 합의를 통해 연장 계약할 수 있다(The San Diego Padres have signed right-handed reliever Woo-Suk Go to a two-year contract with a mutual option for 2026).

앞서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조엘 셔먼은 이날 오전 7시 6분경 자신의 SNS에 "샌디에이고가 고우석과 2년 450만 달러(약 59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마감 시한을 갓 넘긴 시점에서 발표된 '버저비터' 계약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달 5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고우석의 포스팅 소식을 공시했고, 한국 시간으로 1월 4일 오전 7시에 모든 계약이 완료됐어야 했다. 앞선 3일 오후 MLB네트워크의 존 헤이먼을 통해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의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나왔고, 이때 이미 고우석은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뒤였다.

LG는 같은 날(3일) 오후 2시께 "고우석은 미국 메이저리그 포스팅 절차에 따라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LG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메이저리그 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고우석은 오늘(3일) 메디컬 테스트를 포함한 계약 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전했다.

계약 규모도 2년 450만 달러로 확정되면서 그동안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가장 낮은 규모로 메이저리그 도전에 성공한 선수가 됐다. 규모는 가장 작지만, 전문 불펜 투수로는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사례여서 의미 있다. 원 소속팀 LG는 KBO 야구 규약에 따라 계약금의 20%인 90만 달러(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인 경우)를 받게 된다.

고우석의 샌디에이고 계약 소식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MLB.com 공식 SNS
고우석의 샌디에이고 계약 소식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폭스 스포츠 공식 SNS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 입단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지난해 11월 14일 고우석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한 것이 시작이었다. 함께 신분조회를 받은 이정후와 달리 고우석은 뜻밖이었다. 이정후는 2023시즌을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 구단과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사전 교감 및 승인이 있었으나, 고우석은 구체적으로 나온 이야기아 없었다. 결국 지난해 11월 22일 LG는 "고우석 선수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도전을 허가하기로 했고, 향후 포스팅 금액이 나온 후 선수와 최종 판단을 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선수의 도전을 응원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갑작스러운 소식이 미국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긴 어려웠다. 포스팅 기간이 45일인 일본프로야구(NPB)와 달리 KBO리그 선수들에게 계약할 수 있는 시간은 30일에 불과했고, 고우석의 이야기는 좀처럼 흘러 나오지 않았다.

하필 오타니 쇼헤이(30), 야마모토 요시노부(26·이상 LA 다저스) 등 초대형 FA들의 이적과 시기가 맞물린 것도 악재였다. 오타니가 지난달 10일 10년 7억 달러, 지난달 28일 12년 3억 2500만 달러의 계약을 차례로 LA 다저스와 체결하면서 다른 FA 시장도 숨통이 트였다. 처남 이정후의 계약도 그 중 하나였다. 이정후는 지난달 15일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 발 앞서 미국 무대에 당도했다.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LG 고우석(오른쪽)과 이정후.
고우석에게 관심을 가진 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오타니, 야마모토, 이정후 등 아시아 선수에 대한 높은 관심이 고우석의 계약을 늦추는 원인이었으나,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고우석은 이들과 함께 이번 오프시즌 메이저리그로 건너오는 5인의 아시아 선수로 언급되면서 차츰차츰 지명도를 높였다. 미국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고우석은 파워풀한 스터프를 가진 우완 투수"라면서 "그의 속구는 시속 93~95마일(약 149.7~152.9㎞)에 형성되고 있다. 최고 98마일(약 157.7㎞)의 속구를 뿌린다. 투구 동작에서 디셉션(숨김 동작)이 부족한 편이다. 때로는 밋밋한 속구를 던진다. 그렇지만 여전히 순수한 구위만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가장 대표적인 팀이 김광현(36·SSG 랜더스)과 오승환(42)이 뛰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였다. MLB.com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을 담당하는 제프 존스가 윈터미팅을 앞두고 미국 매체 벨레빌 뉴스-데모크라츠를 통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FA에서 불펜 옵션을 추가할 것"이라면서 "일본의 좌완 마쓰이 유키와 한국의 우완 고우석이 그들의 영입 명단에 있다"고 밝힌 것이 시작이었다. 이 소식 이후 세인트루이스 관련 팬사이트에서는 꾸준히 고우석의 이름이 차기 마무리 후보로서 언급됐다.

샌디에이고와 계약 소식이 들린 3일에도 '세인트루이스 투데이'는 "세인트루이스의 이적 시장을 전망하면서 "마쓰이 유키(샌디에이고) 영입에 실패한 세인트루이스는 여전히 조던 힉스 등 우완 불펜 자원에 관심을 갖고 있다. 고우석 역시 세인트루이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그와 협상 기한은 곧 마감된다"고 전했다.

LG 고우석.
LG 고우석.
그러나 고우석에게 최종적으로 손을 내민 팀은 아시아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갖던 샌디에이고였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오프시즌 마무리 조시 헤이더가 떠난 빈자리를 메우려 애썼다. 불펜 로버트 수아레스(33)를 올릴 방침을 세웠으나, 그것이 부족했는지 일본인 마무리 마쓰이 유키(29)와 5년 28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마쓰이는 2013년 NPB 신인드래프트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1순위 지명을 받아 프로에 데뷔 후 통산 501경기 25승 46패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의 성적을 남겼다. 최고 시속 154km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로 통산 31.85%에 달하는 높은 탈삼진율을 보이며 NPB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통산 3번의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했고, 2018년에는 NPB 최연소 100세이브, 올해는 최연소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하지만 여기에 KBO 최고 마무리 고우석까지 합류하면서 샌디에이고 뒷문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갈산초-양천중-충암고를 졸업한 LG 고우석은 2017년 LG 트윈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해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로 성장했다. 2023시즌까지 7시즌 동안 354경기에 출장해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마크했다. 개인 통산 총 368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305피안타(29피홈런) 163볼넷 401탈삼진 145실점(130자책)의 성적을 거뒀다. 2022시즌에는 42세이브를 올리며 세이브왕에 올랐다.

이로써 고우석은 자신의 2023년을 최고의 한 해로 마무리했다. 이정후의 여동생 이가현 씨와 백년가약을 맺으며 2023년을 시작했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경험을 바탕으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했다. 또한 마무리로서 LG의 29년 만의 우승에 기여했고 시즌 종료 후에는 첫 아들을 보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2023년 막판 협상을 통해 2024시즌을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서 맞이하게 됐다. 이제 고우석은 LG가 아닌 또 다른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김하성과 함께 한국을 찾는다. 샌디에이고는 3월 20~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오타니-야마모토가 있는 LA 다저스와 서울 시리즈를 치를 예정이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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