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승 트로피 품에 안은 이강인… 다음 스텝은 '아시안컵'
슈퍼컵 '최우수 선수(MOM)' 선정
5일 아시안컵 대표팀 전지훈련 합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이 해냈다. 어린 시절부터 유럽 무대를 누비고도 유독 우승과는 인연이 없던 이강인은 슈퍼컵 경기 시작 3분 만에 시원한 골을 터트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강인에겐 유럽 무대 첫 우승 트로피다.
PSG는 4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에서 툴루즈를 2-0으로 꺾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전반 3분 만에 터진 이강인의 선제 결승 득점포와 전반 44분 들어간 킬리안 음바페의 추가골이 결정적이었다.
이로써 PSG는 1995년 시작된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통산 12번째(1995, 1998,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2022, 2023년)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최다 우승팀이다.
트로페 데 샹피옹은 프랑스 축구연맹이 주최하는 슈퍼컵이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 우승팀과 프랑스축구협회(FA)컵인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우승팀이 맞붙는다. PSG는 2022-2023시즌 리그1 챔피언이고, 툴루즈는 프랑스컵에서 우승한 팀이다.
존재감 드러낸 이강인... 슈퍼컵 '최우수 선수' 선정
이날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이강인은 전반 3분 비티냐가 상대 진영 중원에서 패스한 볼을 우스만 뎀벨레가 원터치 패스로 내주자 곧장 골대로 향해 달려가 왼발 슈팅을 날렸다. 이는 이강인의 시즌 3호 골이자 경기의 결승골이 됐다.
이강인은 이후 전반 35분에도 우렌 자이르 에메리가 크로스로 올린 볼을 환상적인 왼발 오버헤드킥으로 이어가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으나 상대 팀 골키퍼에 가로 막혔다.
전반 44분 터진 음바페의 추가골에도 이강인의 역할이 컸다. 이강인은 중앙선 부근에서 브래들리 바르콜라에게 볼을 패스했고, 그가 음바페에게 다시 연결한 볼이 득점으로 이어졌다.
실력을 입증한 이강인은 이날 경기 후 트로페 데 샹피옹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이번 경기에서 이강인은 한 차례 키패스와 96%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경기 종료 뒤 소파스코어는 이강인에게 하키미(8.6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인 평점 8점을 줬다.
유럽 무대서 첫 우승 트로피... PSG 내 입지 굳혀
이번 트로피는 이강인의 유럽 무대 첫 우승 트로피다. 발렌시아(스페인)에서 뛸 당시 팀이 2018~19시즌 코파 델 레이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이강인은 대표팀에 차출되느라 토너먼트를 뛰지 못했다. 마요르카(스페인) 때는 팀의 전력이 낮았던 탓에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트로페 데 샹피옹 출전은 PSG 내 이강인의 입지를 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이강인은 작년 7월 PSG 이적 후 줄곧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여왔다. 이적 후 한동안 부진한 경기력 때문에 현지 언론의 모진 혹평을 받기도 했으나 매번 실력으로 자신을 입증해왔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도 언론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이강인에 대한 깊은 믿음을 표하며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선수"라 강조했다.
이번 출전도 PSG 측의 갖은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공인하는 대륙 대회라 개막 2주 전부터 의무 차출이 가능하다. 때문에 이강인도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 햄프턴)과 함께 3일에 합류해야 했지만, PSG가 트로페 데 샹피옹에 출전을 위해 합류 시기를 늦춰 달라 요청했고, 대한축구협회(KFA)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일정을 조율할 수 있었다.
프랑스 매체 MRC스포츠는 앞서 "PSG가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이강인의 출전을 확보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르 파리지앵도 "이강인이 공식적으로 (아시안컵 대표팀)차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수많은 논의가 이뤄졌다"며 "PSG는 4일 전 회의를 통해 이강인의 출전을 보장하면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보도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대표팀 합류... 아시안컵서도 우승 노린다
트로페 데 샹피옹을 잘 마무리한 이강인의 다음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다. 이강인은 5일 오전 7시에 두바이에 도착한 뒤 곧장 오전 10시로 예정된 대표팀 훈련에 합류할 계획이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6일로 예정된 이라크 평가전에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은 전지훈련 후 10일에 결전지인 카타르로 떠나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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