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꼬치' 비명지르게 하더니…도공 '공사 몰아주기' 이런 꼼수가
한국도로공사 직원들이 공사 물량을 마음대로 조정해 경쟁입찰이 아닌 특정 업체와 수의 계약을 맺어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전체 공사 일정이 확정돼 시기를 나누거나 물량을 분할할 수 없는데도 분할 발주 방식으로 규모를 줄여 수의계약을 한 경우도 있었다. 또 동물 찻길사고(로드킬) 예방시설을 설치하면서 대안품 검토 없이 특정 업체 제품만 채택 독점적으로 설치하기도 했다.
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 감사실은 '유지보수 청렴취약 분야 특정감사'를 통해 수의계약·차선도색·책임기술자 등 부분에 부적절 사항을 적발해 각각 해당 지사에 처분을 요구했다. 이번 감사 대상은 도로공사 본사와 8개 지역본부 및 56개 지사 전체다.
이번 감사실 조사 결과, 적발된 처분 지적사항은 모두 20건이다. 도로공사 4개 지사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콘크리트 포장보수, 가로등 설치, 휴게소 테마파크 철거 등의 공사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4개 지사는 설계과정에서 계획한 물량 전부를 반영하지 않거나 일부 경비를 누락하는 방법으로 설계금액을 낮게 책정했다. 계약 규모와 금액을 낮춰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맺기 위한 '꼼수'였다.
당초 2100만원이었던 포장보수 공사 계약은 추후 비용이 53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또 각각 4700만원씩이었던 터널 가로등 설치공사와 휴게소 테마파크 철거공사는 변경계약을 통해 금액이 7600만원, 6600만원으로 증액됐다. 제대로 발주했다면 일반 경쟁입찰이 될 공사를 임의로 변경해 특정 업체에 특혜를 부여했다고 감사실은 지적했다.
특정 업체 일감몰아주기는 다른 지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7개 지사는 고속도로 및 휴게소 등의 유지관리를 위해 교통안전시설 설치사업, 휴게소 오수처리시설 여과기 교체사업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적정한 방식으로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전체 공사 일정이나 규모가 확정된 사업을 일부러 통합발주 하지 않고, 시기와 물량을 임의로 분할발주 하면서 입맛에 맞는 특정 업체에 몰아준 것이다.
한편 정부의 공공기관 '카르텔' 혁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이후 잠정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LH 혁신방안 및 건설 카르텔 혁파방안'에는 국토부 산하기관인 도로·철도·항공 카르텔 혁신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도로·철도 관료층을 비롯한 전관을 고리로 한 국토부의 이권 카르텔부터 단절시키겠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당초 건설 카르텔 혁파 방안에 한국도로공사 등 관련 혁신안 계획도 담길 것으로 점쳐졌지만, 막상 발표 때는 빠진 것이다.
도로·철도·항공 등 국토부 산하기관 카르텔 문제는 비단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에는 '4200원 휴게소 떡꼬치' 논란이 인 도로공사는 지난 국감에서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 자회사가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면서 수수료를 과도하게 떼가 '밥값 거품'을 일으킨 원인으로 지목되며 전관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다만 국토부는 시일이 걸리더라도 카르텔 혁신을 국토부 산하기관 전체로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LH 혁신안이 안착하고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면, 결국 발주를 많이 하는 철도시설공단이나 도로공사 등으로 확산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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