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4캔 대신 3캔 행사…캔당 가격 그대로, 속타는 GS25 점주들

유선희 기자 2024. 1. 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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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서 지에스(GS)25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ㄱ씨는 새해가 밝은 이후 캔 맥주 판매량이 줄어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편의점 지에스25가 새해 야심 차게 내놓은 '수입 맥주 3캔 행사'가 되레 맥주 판매량을 떨어뜨린다는 점주들의 원성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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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고물가, 10년 만에 3캔 행사
“조삼모사…4캔 사던 고객 3캔씩만 사”
지에스25가 새해 들어 수입맥주 3캔에 9천원 행사를 하고 있다. 지에스25 제공

서울 영등포구에서 지에스(GS)25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ㄱ씨는 새해가 밝은 이후 캔 맥주 판매량이 줄어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ㄱ씨는 그 이유를 최근 본사가 ‘맥주 4캔 행사를 3캔으로’ 바꾼 탓으로 보고 있다. ㄱ씨는 “새해부터 ‘4캔에 1만2천원’ 대신 ‘3캔에 9천원’으로 수입 맥주 행사 내용을 바꾸면서 4캔을 사던 단골이 전부 3캔씩만 사 간다”고 성토했다.

편의점 지에스25가 새해 야심 차게 내놓은 ‘수입 맥주 3캔 행사’가 되레 맥주 판매량을 떨어뜨린다는 점주들의 원성이 일고 있다. 최소 구매 수량을 낮춘다는 전략이지만, 1캔당 가격은 변함이 없는 ‘조삼모사’인데다 10년 동안 굳어진 소비패턴을 거스르는 탓이란 해석이 나온다.

3일 지에스25 점주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일부터 지에스25 매장의 맥주 객단가가 하락하고 있다. ‘3캔 9천원’ 쇼카드(상품 설명 카드)만 보고 소비자들이 3캔씩만 구매를 하기 때문이란 게 점주들 설명이다. 4캔을 구매해도 기존과 같이 1만2천원에 살 수 있지만, 4캔씩 사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본사는 “1인 가구 증가 추세를 고려하고 1만원이라는 심리적 방어선까지 지킨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이라지만, 점주들 사이엔 불만이 끓고 있다. 또 다른 점주는 “맥주 객단가가 1만2천원에서 9천원으로 하락하는 것 외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전략이다. 습관적으로 4캔을 집었다가 쇼카드를 보고 3캔만 가져와 계산하는 고객을 볼 때마다 속이 탄다”고 했다.

편의점주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도 ‘맥주 3캔 행사’를 성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점주는 “맥주는 당일 재구매 비율이 높지 않은데, 왜 이런 행사를 기획했는지 모르겠다. 점주들이 단체로 본사에 항의해야 할 듯싶다”고 적었다. 또 다른 점주는 “1캔만 사려다가 3캔을 사도록 유도하는 게 아니라 4캔 사던 사람이 3캔만 사도록 만들고 있다”고 썼다.

맥주 업계가 수입 맥주 4캔 1만원 행사를 시작한 것은 10년 전인 2014년이다. 이 마케팅은 수입 맥주가 국산 맥주보다 비싸다는 인식을 바꾸며 수입 맥주 붐을 일으켰다. 실제로 지에스25 자료를 보면, 맥주 카테고리에서 수입 맥주의 매출 비중은 2014년 23.8%에서 2022년 45.2%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물가인상으로 4캔 1만원 공식이 무너져 2022년엔 ‘4캔 1만1천원’, 지난해엔 ‘4캔 1만2천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이에 지에스25는 소비자 부담을 낮춰 심리적 방어선인 1만원을 만족시키겠다는 새로운 전략을 꺼내 든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은 1캔당 3천원으로 가격이 동일함에도 싼 것처럼 눈속임한다는 부정적 반응이 많고, 점주는 4캔씩 묶어 팔던 것을 3캔씩 팔게 돼 매출이 하락한다는 불만이 있다. 현재로썬 지에스25의 전략을 벤치마킹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6캔 행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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